18일 만의 등판이 무색할 정도의 호투였다. 류현진은 최고 구속 153km를 1회부터 찍을 정도로 직구에 힘이 붙었고, 폭포수 커브로 상대 타자들의 헛방망이질을 유도했다.
1회 2사부터 6회 1사까지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달리기도 했다. 5회까지 팀 타선의 2점 지원 속에서도 펼쳐진 호투였다.
특히 샌디에이고 킬러로 확실하게 자리잡았다. 류현진은 지난해부터 2년 동안 샌디에이고에 5경기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0.84의 맹위를 떨쳤다.
적장도 인정했다. 경기 후 버드 블랙 샌디에이고 감독은 "류현진은 정말 좋은 투수"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직구-커브-체인지업-슬라이더 등 4가지 구종이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특히 류현진의 가치를 강조했다. 블랙 감독은 "다저스가 괜히 많은 돈을 주고 류현진을 영입한 게 아니다"면서 "능력 있는 투수"라고 칭찬했다.
칭찬은 계속됐다. 블랙 감독은 "패스트볼은 빨랐고, 다트(darting action)처럼 정확했다"면서 "80마일 후반대(약 140km 초반)의 고속 슬라이더(a hard slider)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이 좋은 커브는 언제든 스트라이크존으로 가고, 좋은 체인지업도 있다"고 덧붙였다.
블랙 감독은 "류현진은 스트라이크를 던지고 주자들을 붙들고, 수비까지 잘 한다"면서 "진정으로 완벽한 투수"라고 칭찬을 마무리지었다.
류현진은 팀 동료 클레이튼 커쇼나 잭 그레인키 등 사이영상 듀오에 버금가지만 경력이나 기량에서 살짝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블랙 감독에게만큼은 류현진이 더 무서울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