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군부, 유혈시위에 "군부 역할 할 것" 경고

파키스탄에서 야권의 반정부 시위가 2주 넘게 이어지면서 유혈 충돌까지 빚어지자 군부는 지난 31일(현지시간) 정치적인 해결을 촉구하면서도 군부의 개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군부 장성들은 이날 군사도시 라왈핀디에서 회의를 열고서 낸 성명에서 "(군부는) 민주주의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면서 대규모 사상자를 낳은 현재의 정치적 위기와 사태의 폭력적인 전개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안고 검토했다"고 밝혔다.


군부는 "이번 사태가 지체 없이,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정치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면서도 "군부는 국가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군부의 역할 수행에 전념할 것이며, 국민적 열망에 결코 모자람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군부가 중재자 역할을 자임하며 사태에 개입할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야권 시위대는 지난달 15일부터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나와즈 샤리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특히 지난 30일 저녁부터 31일까지 이어진 시위는 시위대와 경찰의 유혈 충돌로 확대되면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500여 명이 부상했다.

야권은 지난해 5월 샤리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총선 승리가 조작된 것이라며 내각 총사퇴와 재선거를 주장해왔다.

앞서 야당 파키스탄인민운동(PAT) 지도자 타히룰 카드리는 지난달 28일 라힐 샤리프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이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중재자를 맡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파키스탄 일각에서는 군부가 정치적 위기를 틈타 여러 차례 갈등을 빚어온 문민정부에 대해 재차 정국 주도권을 주장하려 한다는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파키스탄은 줄곧 군부가 지배하다 지난 2008년 총선을 통해 문민정부가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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