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지난 21∼28일 경기도 교원 1,411명(교사 1,022명, 수석교사 17명, 교감 148명, 교장 182명, 교수 5명, 전문직 등 9명, 무응답 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9시 등교제 시행 및 상·벌점제 폐지에 대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31일 발표했다.
9시 등교에 대한 설문조사에 응답한 교원 가운데 찬성은 17.1%, 반대는 82.9%로 나타났다.
'시행 여부에 학교 자율성이 보장됐다'고 응답한 교원은 14.2%에 불과한 반면 '사실상 강제 시행'이라는 응답은 85.8%에 이르렀다.
반대 이유로는 학교현장의 현실 외면(36.9%), 의견 수렴 부족(32.3%), 획일적인 정책(27.6%), 법령 위반(3.2%) 순으로 복수 응답했다.
'강제 시행을 요구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36.9%가 '있다', 21.2%가 '없다'고 답변했다. 직위별로는 교장 응답자의 62.7%가 강제 시행 요구가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강제 요구 수단으로는 지속적인 컨설팅 등 행정적 불이익(35.3%), 공문을 통한 시행 요구(23.1%), 기타 수단(21.5%), 교육감 첫 정책으로 구두로 강제 시행 전달(20.1%) 순으로 복수 응답했다.
교총은 9시 등교 시행 예정학교가 83.9%(1,807개교)에 이른 것에 대해 "현장의 지지 기반보다는 교육감의 막강한 인사권을 바탕으로 한 유무형의 압박 때문"이라며 "이런 압박이 주로 교육지원청 단위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육지원청의 평가 운운 압박, 시행률 100% 교육지원청과 비교한 협조 요청 메시지, 학교운영위원회 심의사항 아니니 교장이 결정하라는 압박, 학생들만 여론수렴해 확정하거나 아예 여론 수렴 없이 시행한 경우 등을 구체적인 압박사례로 제시했다.
학생 대상으로 여론 수렴한 학교(설문 대상 교원이 근무하는 학교의 여론수렴 결과를 간접 질문하는 형식)에서는 찬성비율(26.8%)보다 반대비율(52.6%)이 높았다.
반대비율은 초·중학교보다 일반고(62.7%)와 특성화고(73.2%)가 상대적으로 많았다. 이는 이재정 교육감이 "내가 만난 학생들은 100% 찬성한다"고 말한 것과 다른 결과다.
학부모 대상으로 여론 수렴을 한 학교에서도 찬성(15.3%)과 반대(60.4%)가 큰 격차를 보였다.
졸속 시행 논란과 관련해 '준비가 안 돼 혼란이 예상된다'는 응답이 82.5%인 반면 '잘 준비 중'이라는 응답은 17.5%에 불과했다.
한국교총은 "인사권을 가진 교육감이 전면에 나선 상황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사실상 강제 일률 시행하고 있다"며 "철회하지 않으면 교육적 폐해와 후유증이 클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양옥 한국교총 회장은 "일률적, 강제적, 급진적 시행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높다"며 "학교별 여론수렴 결과와 학교운영위원회 개최 여부와 회의록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교총은 9시 등교 시행과 관련한 도교육청의 여론 수렴 결과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할 예정이다.
9시 등교제와 더불어 추진 중인 상·벌점제 폐지에 대해서도 응답 교원의 87.1%가 반대, 12.9%가 찬성했다. 폐지시 생활지도 변화에 대해 92.7%가 '대체수단이 없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서 ± 1.13%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