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농구의 타겟 앙골라, 뉴질랜드와 비교해보니…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 (사진제공/KBL)
운명의 날이 밝았다. 한국 남자농구가 16년 만에 다시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무대에 등장한다.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30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스페인 그린 카나리아에서 열리는 대회 D조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아프리카 챔피언 앙골라를 상대한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올림픽이나 농구 월드컵 무대의 단골 손님이었단 한국은 21세기 들어 세계 농구계에서 변방으로 완전히 밀려났다.

지난 7월에 막을 내린 2014 브라질월드컵 당시 "월드컵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하는 자리다"라는 이영표 해설위원의 한 마디가 화제가 됐다. 오랫동안 변방에 머물렀던 남자농구 대표팀에게는 두 가지 모두 필요하다. 먼저 국제 경험을 쌓아야 하고 동시에 다시 세계 농구계에 꾸준히 얼굴을 내밀 수 있는지에 대한 가능성을 증명해야 한다.

지난 5월 소집된 대표팀의 최우선 과제는 자국에서 열리는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에 앞서 열리는 농구 월드컵은 평가전의 성격을 띄고 있지만 선수단은 그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유재학 감독은 "월드컵이 아시안게임보다 중요하다. 이제 한국도 세계 무대에 발을 디뎌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평가전이라고 생각하고 경기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매 경기 절대 물러서지 않는 경기를 보여주고 들어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대표팀의 목표는 1승이다. 가능하면 2승도 노린다. 소박하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다.

한국이 1승을 따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상대가 바로 1차전에서 만나는 앙골라다.

▲강하지만 도전해볼만 한 상대 앙골라


대표팀은 오래 전에 앙골라에 대한 비디오 분석을 마쳤다. 대표팀 관계자는 앙골라에 대해 "흑인 선수들이 펼치는 유럽 스타일의 농구"라고 정의했다.

아프리카 농구는 기술은 다소 투박해도 엄청난 운동능력과 활동량이 장점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앙골라는 다르다. 운동능력은 나이지리아와 같은 다른 아프리카 팀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조직력만큼은 한수위다.

앙골라는 지난 해 열린 아프리카선수권 대회에서 7전 전승을 거두고 당당히 1위로 농구 월드컵 출전권을 따냈다.

앙골라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196cm다. 한국은 194cm. 극복하기 어려운 높이 차는 아니다.

211cm 장신의 야닉 모레이라와 209cm의 발데리시오 조아킴의 높이가 눈에 띄지만 두 선수 모두 1990년대생으로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는 않다는 것이 변수다. 앙골라의 주축 빅맨들은 대부분 200cm 전후의 선수들이다.

그렇지만 장신선수들의 기량 수준은 상당하다. 미국 대학농구에서 볼 수 있는 '미국형' 선수들과 흡사하다는 것이 대표팀의 분석이다. 외곽슛을 던질 줄 아는 빅맨이 다수 있고 무리한 플레이를 자제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운영하는 편이다.

지난 7월 평가전을 치렀던 뉴질랜드와 비교해보면 앙골라의 골밑은 포스트 플레이에 더 능한 편이다. 그렇지만 뉴질랜드만큼 저돌적으로 리바운드를 장악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앙골라의 마이클 조던'과도 다름없는 카를로스 모라이스는 무릎 부상 때문에 이번 대회에 불참한다. 앙골라를 첫 승 상대로 여기고 있는 대표팀에게는 호재다.

그러나 대표팀 분석에 따르면 앙골라 가드와 포워드들은 뉴질랜드 선수들보다 슛과 개인기가 낫다.

포지션을 통틀어 뉴질랜드와 비교해보면 슛과 기술은 앙골라가 우위에 있지만 활동량이나 플레이의 적극성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앙골라와 뉴질랜드는 속한 대륙이 다르고 경기 운영 방식에도 차이가 있지만 두 팀 모두 유럽식 농구를 펼친다는 점 그리고 뉴질랜드는 비아시아 국가 중 한국의 유일한 평가전 상대였다는 점에서 비교가 의미가 있다.

앙골라는 저돌적으로 골밑을 파고드는 대신 외곽에서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하는 농구를 펼치기 때문에 대표팀이 4개월동안 준비한 압박농구가 통한다면 수비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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