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친구가 되고 싶죠" 고객의 마음을 읽는 초밥

[한국형 장사의 신] 부자(父子)가 함께 만드는 스시…강남 '김수사'


요즘 강남에서 제일 '핫'한 초밥집을 꼽으라면 항상 거론되는 식당이 있다. 정행성·정재윤 부자(父子)가 운영하는 '김수사(金壽司)'가 바로 그곳이다. 강남 한복판에서 최고급 디너 초밥 코스를 4만 5천 원이란 가격으로 맛볼 수 있는 곳은 아마 김수사가 유일하지 않을까?

작고 아담한 김수사에 들어서면 강한 인상을 풍기는 정재윤 셰프가 손님을 맞이한다. 아버지를 이어 김수사를 잇는 대들보이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정 셰프는 어떤 손님과도 친구가 되며 술 한 잔을 함께하는 친근한 셰프다.

어린 시절 아버지 품에서 맡을 수 있었던 초밥 냄새가 어느덧 자신의 품으로 들어 온 지도 오래다. 최근 '콜키지 프리'까지 선언하며 파격적인 행보로 손님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김수사 정재윤 셰프에게 그만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김수사 초절임고등어초밥. 고등어의 경우 온도에 따라 색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가장 난이도 높은 초밥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 정 씨 부자가 운영하는데 상호는 왜 김수사인가?

정재윤(35) : 처음에 아버지께서는 김수사의 주방장으로 일하셨다. 약 30년 전 당시 아버지 지인께서 강남에 초밥 전문점을 개업했고 아버지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다. 그게 인연이 되어 주방장이 되었고 마침내 가게를 인수하게 됐다.

■ 부자가 만드는 초밥으로 유명하다. 아버지와 일하면서 느끼는 장단점은?


일단 아버지께서 항상 뒤에 계신다고 생각하니 늘 든든하다. 내가 무슨 실수를 해도 아버지의 경력과 경륜으로 커버가 되니까. 반대로 나는 변화를 많이 주고 싶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하지만 아버지께서는 더욱 신중하시다. '변하지만 변하지 말아야 될 ',, 그것이 아버지께서 추구하시는 김수사 철칙이다.

김수사의 보리새우초밥. 화려함을 자랑하는 보리새우 꼬리가 식감을 자극한다.

■ 블로그, 칼럼니스트 할 것 없이 모두 김수사를 칭찬한다. 비법이 뭔가?

아무래도 다른 초밥집에 비해 똑같은 최상급재료를 쓰면서도 저렴한 가격이 인기 비결인 것 같다. 더 화려하게 고급스럽게 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지나가는 사람이 누구나 들어와서 회덮밥 하나 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였다. 물론 우리 가게가 비싸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단언컨대 최고급 재료를 사용해 최소한의 가격을 받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다.

■ 가격을 제외하더라도 김수사를 최고라 뽑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는 최고가 아니다. 다만 내가 잘하는 것은 부지런함이다. 초밥집 주인은 부지런해야 한다.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부터 계속 주위를 살피고 확인해야 한다. 음식은 잘 드시는지, 뭘 못 드시는지, 어떤 대화를 주고받는지를 주의하며 다음 초밥을 만든다. 손으로는 초밥을 만들지만, 눈으로는 손님을 보고 귀로는 손님의 말을 듣는 것, 그것이 비법이라면 비법이다. 내가 더 움직이고 손을 많이 쓰면 손님은 더욱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김수사의 계란말이초밥. 계란말이초밥은 초밥집 맛의 척도를 비교하는데 사용되기도 한다.

■ 김수사는 특이하게도 '콜키지 프리'이다. 돈을 받을 수 있는데 무료로 하는 이유는?

음식과 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우리가 손님이 원하는 모든 종류의 술을 갖춰 놓을 순 없다. 나도 술을 좋아하고, 알기도 싶기도 하고 손님들이 가져오는 술을 한 잔씩 맛보면서 공부도 하고 그런 게 좋다.

물론 다른 곳에선 몇 만 원씩 받긴 하지만 그게 손님 기분을 크게 좌우하는 것 같다. 음식점이란 곳이 손님과 내가 같이 좋아야지 나만 좋으면 안 된다. 내가 크게 욕심을 부리지 않는 선에서 손님도 좋고 나도 좋고 하면 서로 기분 좋은 초밥집이 아니겠나?

■ 김수사 초밥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비법 하나 추천해준다면?

사실 초밥 조리대가 연극으로 치면 무대와 같다. 우리는 손님을 맞고 맛있는 초밥 공연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연극과 비슷하게 초밥도 카운터에서 먹는 것이 제일 좋다. 우리가 초밥을 두 피스, 세 피스 씩 손님께 제공하지만 카운터는 내가 바로 앞에서 드릴 수 있다. 테이블도 보면서 주지만 건너가는 것이고 방은 직원을 통해서만 소통할 수 있다.

카운터 테이블에선 내가 직접 손님을 보면서 뭘 좋아하시는지, 치아 교정을 하셨는지 등등 손님을 고려하면서 적합한 초밥을 낼 수 있다. 그래서 초밥을 맛있게 먹고 싶다면 요리사 앞에서 드시는 것이 좋다.

김수사의 광어지느러미초밥. 광어지느러미를 살짝 구운 것이 특징이다.

■ 정재윤 셰프가 원하는 김수사의 모습은?

누구나 들어와서 먹고 술 한잔 할 수 있는 가게, 그것이 목표다. 평생의 친구처럼. 손님과 술 한 잔도 하고 이야기도 하고 친구가 되고 싶다. 어떤 음식점은 손님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면 저 사람 돈을 더 빼낼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만 내 생각은 그렇지 않다. 난 '어떻게 하면 저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 손님도 다른 가게 가서 마음 상하느니 친구처럼 편한 김수사 와서 맛있는 메뉴를 하나 더 먹을 수 있으니까 훨씬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아무래도 2대째 운영하는 가게이다 보니 2대에 걸친 손님도 많다. 아버지가 아들을 데리고 와서 추억을 이야기하고 그 시절을 이야기하는 모습, 그대로를 간직해 드리기 위해 변하면서도 변하지 않는 김수사를 만들고 싶다.

김수사의 초밥 코스. 코스의 경우 정재윤 셰프가 손님의 기호에 맞게 코스 메뉴를 구성한다.

◇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 평가

김유진 : 맛있고, 푸짐하고, 싸다. 동급의 다른 초밥집에 비해 40%에서 50%까지 싸다. 점심에는 특선메뉴로 3만 5천 원, 저녁에는 최고급 초밥 코스를 콜키지 프리에 4만 5천 원에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이곳밖에 없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다른 초밥집에서 밥 먹으면 억울하다. 2대에 걸쳐 손님에게 행복을 전하는데 여기만한 곳이 어디 있겠나?

◇ 한국형 장사의 신 취재진이 전하는 '김수사' 성공 비법

손님은 돈으로 보지 않고 친구로 보는 마음, 그것이 김수사만의 놀라운 장사 비법이다. 친구와 함께 편한 마음으로 술 한잔 할 수 있게 만드는 가게, 그곳이 김수사다.

김수사를 2대째 이어가고 있는 정재윤 셰프.

김수사 위치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 132 해정빌딩 1층

진행 –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
취재 – CBS 스마트뉴스팀 김기현 PD, 박기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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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직장인은 누구나 사장을 꿈꾼다. 그중에서도 요식업은 누구나 쉽게 생각하고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대박 성공 확률 1%25. 도대체 요식업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까? 지금부터 김유진 푸드칼럼니스트와 취재진이 대한민국에서 요식업으로 성공한 '장사의 신'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성공 비결을 파헤쳐보려고 한다. 요식업, 두드려라! 그럼 열릴 것이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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