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합법이민 대폭 확대 방안 검토"< WP>

조만간 발표될 행정명령에 관련 내용 포함될 듯

미국 백악관이 전문직과 시민·영주권자의 가족에게 더 많은 영주권을 제공하라는 재계와 시민단체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8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조만간 발표할 일련의 행정명령에는 불법 이민자 수백만명의 추방을 연기하는 내용과 함께 이런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번 행정명령의 핵심이 1천100만명에 이르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는 조치가 되겠지만, 행정부는 이민절차를 간소화함으로써 영주권 대기 기간을 대폭 줄이는 방안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계와 시민단체는 취업이나 가족의 초청 등을 통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외국인의 수를 현행 연간 36만6천명보다 배 이상 늘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이 운동을 주도하는 블루스 모리슨 전 하원의원은 이번 주에 백악관에 보낸 서신에서 "이번 행정명령의 주제는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보는 쪽으로 이민제도를 개방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백악관 당국자는 행정부가 최근 2개월간 이해집단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20차례나 회의를 열었으며 여름이 끝나기 전에 행정명령이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최종적인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숀 터너 백악관 대변인은 이 사안의 전반적인 장단점에 대해 꼼꼼하게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게 오바마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을 비롯해 이민 문턱을 낮추는 방안에 반대하는 진영에서는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이민자가 늘어나면 미국인 근로자들의 취업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각급 노동자의 취업비자를 모두 늘리는 조항이 포함된 포괄적 이민법안이 상원을 통과했지만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에서는 상정조차 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다.

제프 세션스(공화·알래스카) 의원은 "재계 등이 요구하는 비자확대 방안은 행정부가 추진하는 구제조치와는 별개로, 500만∼600만명의 불법이민자와 비자기한 초과 체류자에게 취업비자를 주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다양한 이해집단의 이견을 조율한 끝에 마련한 포괄적 이민개혁법안이 하원에서 좌초되자 지난 6월 직권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이민 관련 법안들을 최대한 개혁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재계와 시민단체는 오마마 대통령의 임기가 2017년 초에 끝나는데다 올해 11월의 중간선거가 몇 주 앞으로 다가왔다는 점에서 이번 행정명령을 이민규제 완화에 관한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할 최적의 기회로 보고 있다.

백악관으로서도 민주당이 상원의 과반의석을 지켜야 하는 힘든 싸움을 앞두고 재계를 비롯한 각종 단체를 지원군으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다만 공화당이 대통령의 행정권에 관한 부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려는 상황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법적인 권한을 남용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는 점은 백악관 입장에서도 부담이라고 WP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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