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두산 주장 홍성흔은 "LG와 남은 경기에서 최소한 4승1패는 해야 한다"고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날을 포함해 두 팀은 5경기를 남겼다. 승률 8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두산은 LG에 6승5패로 앞서 있다. 올해를 10승6패로 마쳐야 4강을 위한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26일까지 두산은 4위 LG에 2경기 차로 뒤져 있다. 만약 홍성흔의 말대로 LG와 남은 5경기에서 4승을 거두면 다른 팀 전적을 뺀 상황에서 1.5경기를 좁힐 수 있다. 이후 다른 팀과 경기에서 승차를 더욱 좁히겠다는 복안이다.
홍성흔은 "오늘 경기가 정말 중요하겠다"는 취재진의 말에 "지면 또 내일 경기가 중요하고, 하루하루가 다 중요하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영화 '명량'처럼) '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비장의 각오가 묻어났다.
▲LG "상대전 2승3패만 하면 유리"
반면 LG 마무리 봉중근의 셈법은 사뭇 달랐다. 경기 전 봉중근은 "선수들끼리 남은 상대전에 대해 나름 계산을 해놨다"고 말했다. 4강을 위한 마지노선을 짜놓은 것이다.
두산전에 대해 봉중근은 "2승3패 정도만 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7승9패면 만족한다는 것이다. 잠실 라이벌로서 상대 전적에서는 밀릴지 모르나 4강을 위해서는 관계 없다는 의견이다.
여유를 부리는 게 아니라 현실적인 목표를 갖고 부담감을 덜자는 뜻이다. 봉중근은 "어려운 목표보다는 '이것만 하면 4강에 갈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서 "그러면 이길 경기에 더 집중력을 쏟아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팀은 지난해도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위 싸움을 펼칠 정도로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공교롭게도 올해도 정규리그 최종전을 치를 가능성도 적잖다. 전날 경기가 우천 취소돼 추후 편성되기 때문이다. 만약 이후 비로 취소된 경기가 없다면 잠실에서 2년 연속 마지막 대결을 펼칠 공산이 크다.
홍성흔은 "지난해처럼 마지막에 또 LG와 붙어서 순위가 갈릴지 모른다"면서 "그러면 정말 흥미로운 대결이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봉중근은 "올해도 맞붙는다면 우리 선수들은 지난해 경험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해는 LG가 최종전에서 이기며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두산이 플레이오프에서 2패 뒤 3연승하며 최후의 승자가 됐다. 과연 올해는 어떤 팀이 가을야구에서 웃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