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훈 23일 만에 단식 중단…"정신적 스트레스 힘들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의 단식에 동참한 가수 김장훈.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가수 김장훈이 세월호 유가족들과 동행했던 23일 간의 단식을 마쳤다.

김장훈은 27일 자신의 SNS에 "병원이다. 여러분과의 약속대로 23일 간의 단식을 끝냈다. 갑자기 접하게 된 혼란에 제 마음을 올린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살면서 가장 허망하고 아픈 하루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글에 따르면 그는 26일 광화문에서 단식을 하던 도중 서 있기가 힘들어 집으로 돌아갔다. 이후 잠이 들었다가 깨어나 병원에서 링겔을 맞으며 해당 글을 작성했다. 이전에도 김장훈은 단식을 하면서 악화된 건강에 병원을 방문한 바 있다.

김장훈은 "인간의 도리로 시작한 일이 진흙탕으로 끝난다면 모진 칼 맞고 똥 뒤집어쓰고 견뎌온 날들이 참 허망해질 듯도 하다"며 "일주일이나 할까 싶었던 행동이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면서 저를 3주까지 끌고 오게 했다. 몸 망가진 것은 조금도 아깝지 않으나 부서져 버린 영혼은 무엇으로 채울까 충격이 와서인지 그대로 주저앉아 병원으로 왔다"고 털어놓았다.

단식을 중단하게 된 이유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린 일이라는 (세월호) 특별법이 정쟁으로 변화하고 정치적으로 해석됐다"면서 "저 또한 살면서 체험하지 못한 욕도 먹고 상상하지 못한 상황에 처하면서 점점 제 자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이곳에서 내가 할 일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만두려 했다"고 고백했다.

오직 대한민국이라는 네 글자만 생각하며 버텨왔다는 김장훈은 "이 일을 끝내려 했던 것은 제가 나서는 것이 그 일(세월호 특별법)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정확하게 알았기 때문"이라며 "이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 이제는 노래로 사랑으로 힐링을 행동하리라 굳게 마음 먹고 끝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단식 동안 겪은 고충과 끝난 후의 절망을 토로하기도 했다. 병원에서 일어나자마자 '국민단식 23일 째'라고 쓰인 가슴의 명찰 위에 노란 종이를 덧붙여 '국민힐링 1일 째'를 써 넣었지만 다시 일어서는 것은 쉽지 않았다.

김장훈은 "혼란의 정신적 스트레스가 몸이 망가지는 것보다 몇 십 배 힘들었다"면서 "'국민힐링 1일 째'라는 슬로건으로 다시 희망을 사람들과 나누려고 하는 시작에서 그만 주저 앉았다"고 말했다.

이어 "감히 다시 일어서서 긍정과 희망의 힘으로 다시 시작해보겠다는 약속을 지금 이 순간은 못하겠다. 일단 병원에서 망가진 몸 추스리고 생각을 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김장훈은 "시간이 얼마나 걸릴 지는 모르겠으나 분명한 것은 다시 희망의 에너지를 갖고 세상 속에 뛰어들 것이라는 것"이라며 "어떤 일이 있더라도 모든 상황이 정치적으로 해석되거나 이용되지 않고 처음 취지대로 안전하고 좋은 나라 만드는 것 만큼은 이뤄지기를 소망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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