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도 양보?'…교황과 추기경의 엇갈린 행보

염수정 추기경. 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 "아픔을 해결할 때 누가 그 아픔을 이용해서는 안 된다"면서 "유족도 어느 선에서 양보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염 추기경은 지난 26일 서울 명동 서울대교구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정의를 위해 일한다는 생각에 빠지기 쉽지만 정의를 이루는 건 하느님이 하시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말은 세월호 참사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없다 차원이 아니라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논리에 빠지고 싶지 않다"는 입장도 밝혔다. 염 추기경은 "예수님도 난처한 질문을 받으면 '하느님 것은 하느님에게, 카이사르의 것은 카이사르에게'라고만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러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방한 당시 '세월호 추모 행동이 정치적으로 이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유족의 고통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교황은 방한기간(14~18일) 하루도 빠짐 없이 세월호 유족을 만나 진심어린 위로를 전했다.

염 추기경은 "가족들의 진심이 서로 통하고, 하나가 됐으면 좋겠다. 어느 선에서는 양보해야 서로 뜻이 합쳐진다"며 "가족들과 진심으로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내가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염 추기경은 교황 방한 뒤인 지난 22일 뒤늦게 광화문광장을 찾아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며 농성 중인 세월호 유족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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