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마산 NC 원정 뒤 3일 동안 휴식을 취한 터였다. 박병호는 "푹 쉬어서 체력은 완전히 되찾았다"고 웃었다.
뼈아픈 기억을 털어낸 듯했다. 박병호는 22일 1-2로 뒤진 9회 1사 3루에서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선두 문우람이 3루타를 치고 나간 황금의 무사 3루 기회가 이택근의 유격수 땅볼과 박병호의 삼진으로 무산됐다. 염경엽 넥센 감독도 "당시는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택근이도, 병호도 평소답지 않게 긴장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느린 땅볼이나 외야 뜬공 하나면 동점이 될 상황이었다. 강정호가 볼넷을 얻어냈지만 대주자 김하성이 도루에 실패하며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박병호는 그러나 "쉬면서 분위기 전환이 됐다"면서 심기일전의 뜻을 밝혔다.
상황이 녹록치 않다. NC 원정에서 2연패를 당한 넥센은 3위 NC와 승차가 3경기까지 줄었다. 이후 넥센이 이틀을 쉬는 동안 NC는 한화전까지 2연승하며 승차를 2경기까지 좁혔다. 창단 첫 6연승을 구가하며 넥센의 2위 자리를 위협할 태세다.
이에 박병호는 "지금 순간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면서 "여기서 밀리면 안 된다"고 중심 타자다운 묵직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더욱이 넥센은 지난해 정규리그 막판 1위까지도 넘봤지만 결국 4위에 그쳐 준플레이오프(PO)로 밀려야 했다. 지난해의 경험이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넥센은 NC 2연전에서 큰 교훈을 얻은 셈이다. 박병호는 "아쉽게 지고 승차까지 좁혀지면서 선수들이 또 한번 단결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다짐했다.
그렇다고 부담감에 짓눌리는 것은 아니다. 박병호는 "중요한 것은 쫓기면 안 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염 감독과 주장 이택근도 "선수들 미팅에서 부담을 갖지 말자고 했다"면서 "우리 경기만 잘 하면 된다"고 다부진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