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영남권 신공항, 정치논리로 추진해서는 안돼

김해공항 국제선신청사 외경 (자료사진)
이명박 정부 시절 입지 문제로 극심한 지역갈등을 일으켜 백지화됐던 영남권 신공항이 재추진 수순밟기에 들어갔다.

국토교통부가 25일 영남지역 항공수요 연구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연평균 4.7%의 항공수요 증가로 오는 2023년부터 김해공항이 포화상태에 달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김해공항의 항공수요가 연평균 4.7%씩 증가해 2030년에는 2162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연간 수요가 1678만명에 이르는 2023년부터는 활주로 혼잡이 시작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2009년 말 국토연구원이 국토부에 제출한 수요조사 결과와는 크게 차이난다.

당시 국토연구원은 2030년 김해공항의 국제선 수요가 최대 811만명이 될 것으로 추정해 신공항의 경제성을 낮게 평가했다.

또 2030년을 기준으로 동남권 전체의 국제선 수요도 2009년 조사에서는 924만명으로 추산됐지만 이번에는 2287만명으로 2.5배나 늘어난 결과가 나왔다.

5년만에 수요예측이 이처럼 크게 바뀐 이유로 국토부는 2009년 당시는 금융위기 직후 수요가 위축됐던 시기였고 저가항공사의 급성장을 고려하지 못한 점 그리고 중국 관광객이 급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조사결과 신공항 건설 필요성이 부각되게 나온 것은 정치논리 때문이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자연적인 수요 감소나 점점 빨라지는 철도에 의한 항공수요 대체효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공항을 만들 천문학적 비용으로 육상도로망과 철도망을 확충해 공항과 연계시키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영남권 신공항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공약이었다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백지화했던 사업인데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공약으로 내세운 사업이다.

불과 3년여만에 백지화했던 대형국책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셈이다.

국민 세금 수조 원 많게는 수십조 원이 소요될 대형 국책사업이 정치논리에 따라 좌우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제적 타당성 못지 않게 지역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는 것도 우려된다.

영남권 신공항 사업은 과거에 부산 가덕도에 유치하려는 부산과 밀양에 유치하려는 대구 경북지역이 극심한 지역 갈등을 빚어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야기한 바 있다.

아직 신공항 건설 결론이 난 것도 아닌데 벌써부터 부산권은 가덕도 유치에, 대구·경북권은 밀양유치에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지난 6.4 지방선에서도 서병수 부산시장은 신공항의 가덕도 유치가 불발되면 시장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고, 권영진 대구시장은 남부권에서 접근성이 가장 좋은 밀양이 최적지라며 추진 의지를 밝혔다.

정치권은 물론 지역 상공인과 언론까지 가세해 죽기살기로 싸웠던 2011년의 행태가 재현되고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 및 지역 논리를 걷어내고 신공항이 정말 필요한지부터 냉정히 따져봐야 한다

또 신공항이 필요하다면 지역간 과열되는 유치경쟁을 방지하고 최적의 입지를 선정할 수 있는 사회적 합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