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평우 "페인트칠 이순신 칼, 아예 진품 아닐 수도"


-장검 대부분 의전용, 실전사용 안해
-일제강점기에 이순신유품 놔뒀을까
-문화재 엉터리 복원, 비일비재해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최근 이순신 장군의 칼, 장검이 뉴스에 계속 오르내립니다. 사연인즉 현재 현충사에는 이 이순신 장군이 직접 소장했던 것으로 알려진 장검 두 자루가 전시가 돼 있는데요. 보물 제326호로 지정이 되어 있고요. 그런데 길이 2m, 무게 4kg짜리 이 웅장한 칼에 빨간색 칠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그러려니 했던 이 빨간 칠이 알고 보니 1970년대 공업원료로 만든 페인트칠이었답니다. 심지어 이 사실이 드러난 건 2011년인데 여태껏 그대로 방치되어왔다는군요. 이 빨간 페인트의 미스터리 오늘 짚어보죠.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황 소장님, 안녕하세요?



◆ 황평우> 안녕하세요.

◇ 김현정> 보물에 빨간색 줄이 죽 되어 있기에 저는 그 당시에 전투 치르다가 핏자국이 난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했는데 아니라고요?

◆ 황평우> 핏자국은 있을 수가 없는 거고요. 그리고 잘못되어 있는 게, 지금 모든 이순신 장군 동상에 보면 전부 칼을 가지고 있는데 이 모습이 우리 조선의 모습이 아니라는 거예요. 무슨 얘기냐 하면 조선의 무과시험은 활쏘기하고 기마술이 주 종목이고 검이나 칼을 다루는 것은 사실 주 종목이 아니에요. 그래서 만약에 이순신 장군에 대해서 우리가 좀 제대로 동상을 만들어서 알리려면 말을 타고 활을 쏘거나 이런 모습이었으면 되는데요. 왜 그러냐 하면 조선군대하고 왜군하고는 다른 게 좀 우리는 총포하고 활이 굉장히 능했어요. 또 백병전을 할 때 왜군들이 긴 칼을 들고 오니까 이순신 장군도 좀 새로운 무기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해서 이순신 장군 때 집중적으로 이 긴 장검이 개발되기 시작했고요. 이게 이순신 장군이 실제로 썼다라고 자꾸 거짓말을 하고 있는데 실제로 쓰지 않았어요.

◇ 김현정> 그래요?

◆ 황평우> 2m되는 칼을 어떻게 써요.

◇ 김현정> 그러면 이런 칼이 있기는 있는데 실제 전쟁에서 쓰지는 않았다?

◆ 황평우> 그렇죠. 그러면 여러 장수들도 쓰고 했을 것이기 때문에 많이 남아 있어야 되는데 이런 장도 같은 경우는 지금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게 딱 두 점 정도거든요. 그러면 이 칼은 전부 의전용, 예를 들어 이순신 장군께서 백의종군할 때도 옆에 칼을 차고 움직이시거든요. 그러니까 장수의 의전용, 상징용 아니었느냐. 이렇게 추정하는 건데 자꾸 이순신 장군이 썼던 칼이라 하고요. 또 광화문에도 이순신 장군이 왼손잡이인지 오른손잡이인지는 모르지만 오른손에 칼을 차고 있거든요. 이런 모습들 때문에 자꾸 문제가 지적된 거고 잘못된 모습이 일반 국민들한테 곡해되어서 전달될 수 있다는 거죠.

◇ 김현정> 그 사실을 정확하게 일단은 수정을 하고 가야겠다는 말씀이신 거예요.

◆ 황평우> 그렇죠.

◇ 김현정> 어쨌든 이순신 장군이 가지고 다니시던 장검이 있긴 있었던 거죠? 그 자체를 부정하시는 건 아니죠?

◆ 황평우> 네, 기록에는 나오는데요. 1910년에 조선미술대전에 보면 쌍룡검이라고 이순신 장군이 썼던 칼이라고 해서 한 쌍의 칼이 나오는데, 일제강점기 이후 63년도에 현충사에 있는 이 칼이 나올 때까지 존재가 없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없어진 칼이 63년도에 보물이 지정이 돼요.

◇ 김현정> 없어졌던 칼이.

◆ 황평우>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63년도에 보물 지정될 때의 정확한 기록이나 그다음에 분석했던 것들을 공개할 필요가 있다.

◇ 김현정> 그런 게 지금, 어떤 증명할 수 있는 문서나 이런 것이 공개된 게 없습니까?

현충사가 소장하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장검(사진=문화재청 제공)

◆ 황평우> 네, 없죠. 그리고 또 제가 왜 의심을 할 수 있냐면 일단 선조가 이순신 장군을 그렇게 미워하고 질투했지 않습니까? 그러면 선조가 이순신 장군이 가지고 있었다는 이 장도나 여러 가지 유물들을 과연 놔뒀겠느냐. 이런 부분도 추론할 수 있고 일제가, 우리가 왜군한테 승리했던 이런 유물들을 일제강점기 때 과연 그대로 놔뒀을까.

◇ 김현정> 가만두고 잘 보존을 했을까 이게 좀 의문이 들기 때문에.

◆ 황평우> 그리고 이런 게 있었죠. 예전에 임진왜란 때 사용했던 총포, 이런 것들이 바닷가에서 발굴되어서 전시되고 보물로 지정이 됐었는데 이게 가짜로 판명이 났었죠.

◇ 김현정> 맞아요. 그런 사례가 있었어요.

◆ 황평우> 그래서 차분차분하게 역사적으로나 학술적으로 자료를 정리하고 난 다음에 보물지정이나 국보지정을 했어야 되는데 너무 무리하게 빨리 지정하다 보니까 좀 서두르지 않았나라는 그런 추론을 할 수가 있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정리를 하자면 이제 첫 번째 미스터리는 진짜 이순신 검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 이 의혹을 확실할 수 진상규명해야 된다 이 부분 지적을 해 주셨고요. 이 칼이 하여튼 진짜이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모두 바라지 않겠습니까?

◆ 황평우> 그럼요. 저도 바라죠.

◇ 김현정> 진짜라고 했을 때 그러면 도대체 이 칼에다가 1500년대 칼에다가 1970년대 페인트는 누가 칠한 거냐 이 부분이거든요.

◆ 황평우> 그렇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논란이 있는데 칼등에 보면 주칠이 들어가는데, 70년대에 여기가 벗겨지니까 칠을 했다는데 40년 지나다 보니까 이게 변색이 되어서 흘러나온 거 아니냐라는 주장도 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70년대에 말하자면 무리하게 뭔가 복원작업을 한 게 아니냐, 페인트칠로. 이 말씀을 하시는 거죠.

◆ 황평우> 그런데 다만 여기 기록이 없다라는 거죠. 구두로 전해 오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도 우리가 좀 더 정확하게 조사를 할 필요가 있죠.

◇ 김현정> 근데 만약 60년대에 보물로 지정을 하고 10년 만에 수리를 했다면 그 자체는 문제가 없겠습니까, 그 수리하는 방식은?

◆ 황평우> 70년대 수리했던 방식에 대해서는 그때 기술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요.

◇ 김현정> 제가 좀 궁금한 것이 70년대의 방법으로는 이렇게 수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말씀하셨어요. 그러면 이게 훼손이 아니라 그 당시로서는 정당한 수리방법이었다고 보시는 건가요? 왜냐하면 선생님 말씀을 듣다 보니까 기록이 안 남아서 그렇지 그 당시로서는 이렇게 수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처럼 제가 들려서요.

◆ 황평우> 그렇죠. 제가 말씀을 드리기 굉장히 어려운 문제인데요. 70년대는 사실 우리나라 문화재 보호체계가, 보존과학이 제대로 성립이 안 되어 있을 때입니다. 그러니까 제가 볼 때는 민간에서 전해오는 방식으로 수리하지 않았나, 어쩔 수 없지 않았나 생각이 있습니다.

◇ 김현정> 지금의 우리가 보면 훼손이지만 그 당시로서는 이런 안타까운 사례들이 굉장히 많다는 말씀이시네요.

◆ 황평우> 이런 것들이 비일비재했습니다.

◇ 김현정> 비일비재하다. 그럼 지금이라도 이게 페인트칠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어떻게든 복원을 해야 할 텐데 방법이 있겠습니까?

◆ 황평우> 복원하는 방법은 저는 지금 현대적 기술에서는 가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만약에 방법이 없으면 그대로 놔둬야죠.

◇ 김현정> 더 이상 만지지 말고.

◆ 황평우> 예, 다음 후대에 가서 우리가 좋은 기술이 나올 때 할 수 있도록. 무리하게 돈을 들여서 하는 것은 좀 무리한 것 같고요. 일단 흘러내린 페인트 정도 닦아내고 그다음에 이제 지금 할 수 있는 성분분석을 너무 급하게 하지 말고 차분차분하게 하면 좋을 것 같고요. 다만 이게 진품인지 이거부터 먼저 밝혀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충무공 장검. 논란이 되고 있는데 문제 하나하나 짚어봤습니다. 황평우 소장님 고맙습니다.

◆ 황평우> 감사합니다.

◇ 김현정>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황평우 소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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