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행진 대학생들 "그럴바엔 대통령 짐싸고 나와야"

세월호 정국에 화난 대학생들 거리로 뛰쳐나온 이유 들어보니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울대 교수·학생·동문들이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에서 도보행진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은 유가족들의 농성장이 있는 광화문광장까지 14㎞ 가량의 거리를 행진할 예정이다. (사진=윤성호 기자)
대학생들이 유족들의 뜻에 따르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청와대 인근까지 도심 행진을 벌이다 경찰과 충돌했다.

서울대학교와 경희대학교 등 15개 대학 총학생회와 한국대학생연합이 참여한 세월호 대학생 대표자 연석회의는 지난 25일 오후 수사권·기소권을 보장하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거리로 뛰쳐나왔다.

이들은 서울대와 경희대로 출발지를 나누어 각각 광화문광장을 향해 행진을 벌인 후 이곳에서 열린 세월호 집회에 참석했다.

이후 유가족이 노숙 농성 중인 청운 효자동 주민센터 앞으로 행진하는 도중 이를 막는 경찰과 대치하다 세월호 가족들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을 유가족에게 전달했다.

행진에 참석한 학생들은 참사를 바라보면서 '나도 당할 수 있다, 국가가 나를 지킬 수 없다'는 불안감이 가장 먼저 엄습했다고 얘기했다.

건국대학교 학생 김길화(21) 씨는 "내 가족이 당했다면 정말 화났을 것 같다, 나도 당할 수 있는 일"이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런 무책임한 나라에서 살아야 되나, 국민을 위해서 이렇게밖에 안되는 나라인가 화도 나고 억울하다"고 말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행진에 참가한 대학생들의 인터뷰 듣기]


답답해하던 학생들을 거리로 이끈 것은 광화문과 국회의사당, 길거리에서 농성하는 유가족과 40일 넘게 단식하고 있는 김영오 씨의 모습이었다.


동조단식에 참여했다는 임소담(20, 성공회대) 씨는 "유민 아버지 김영오 씨가 단식하는 걸 보고, 또 쓰러지는 모습이 (동조단식에) 참가하게 된 가장 큰 계기"라며 "그 와중에도 부모님들이 많이 도와주셨는데 가족을 잃은 유가족 앞에서 가족과 화목한 모습을 보이기조차 죄스러웠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최근 김영오 씨를 중심으로 불거진 유언비어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광운대에서 온 김형식(23) 씨는 "단식농성장에 가서 하루라도 단식해보셨으면 유가족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싸우고 있고, 왜 그렇게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지 다 아실 것"이라며 "금속노조면 어떻고 아니면 어떤가? 돈보다 귀한 목숨을 걸면서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특별법을 놓고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한 채 헛다리만 짚는 정치권에 불만을 토해내기도 했다.

김지희(20, 숙명여대) 씨는 "왜 피해자들과 우리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왜 피해자가 자신을 죽이기까지 해야 하나 한스럽다"며 "벌써 3개월이 지났는데 사건을 맺지 않고 질질 끄는 사람은 유가족이 아니라 정치권"이라고 비판했다.



세월호 유족의 면담요청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일산에서 온 정양현(20) 씨는 "국민 300여 명이 한 번에 수장됐고, 아직도 그날 무슨 일이 있었는지조차도 제대로 모른다"며 "그런데도 대통령이 '국회에서 할 일'이라며 책임을 떠넘기니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건가 싶다. 책임질 수 없으면 지금 청와대에서 짐싸서 나와야죠."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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