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기불황 속 알뜰 선물세트와 아이디어 상품의 수요도 급증해 유통가의 경향도 변하고 있다.
부산진구 롯데백화점 부산 본점 식품코너.
전형적인 추석선물 세트인 햇배·햇사과 대신 제주 애플 망고, 머스크멜론, 포도세트 등 시즌 과일이 좌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햇사과·햇배의 매출이 40%나 증가해 가장 인기 있는 추석 선물로 자리 잡았지만, 올해 추석은 시기가 앞당겨져 작황이 좋지 않은 데다 가격까지 비싸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다.
또, 고가의 고급 정육 포장세트 대신 한우+LA갈비 세트, 한우+명이나물 궁합세트, 10만원 대 알뜰 로스 구이 등 실속형 아이디어 상품이 매출을 이끌고 있다.
신세계 센텀시티점도 청과 선물세트 대신 멸치, 해물 등 천연 조미료 세트가 명절 선물세트의 강자로 자리 잡았다.
아직 더운 날씨 탓에 가을 청과 대신 오래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웰빙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판매 개시 5일 만에 벌써 100세트가 팔렸다.
또, 레드와인 선물세트보다 기름진 명절 음식에 시원하게 곁들일 수 있는 스파클링, 화이트 와인세트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보다 판매량이 두 배나 늘었다.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 박균득 담당자는 "아무래도 날씨가 아직 덥다 보니 청량감을 느낄 수 있는 시원한 와인이 인기"라며 "고객들이 랜덤으로 2~3병씩 와인을 선택하면 따로 포장을 해드리는 제품이 명절 선물로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이 끝난 뒤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과 위축한 소비심리를 반영하듯 대형마트에는 가공식품, 생활용품 등 실속형 중저가 세트가 인기다.
메가마트는 10만 원 미만 통조림 세트, 치약·샴푸 세트 등의 매출이 급증하고 있고, 이마트도 통조림, 커피, 조미료 등 생활용품이 선물세트의 인기 탑 3에 올랐다.
막바지 휴가기간과 명절 준비 기간이 맞물리면서 추석 경기가 예년보다 차분한 가운데 '여름 추석'을 맞이하는 유통가의 모습도 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