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지고 튄다는 ‘만튀’란 신조어도
- 성도착증, 치료않으면 정도 심해져
- 외국은 치료명령, 한국은 벌금형만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최근 제주지검장이 길거리에서 음란행위를 저질러서 공분을 사고 있는데요. 이런 길거리 성범죄가 실제로는 우리 예상보다 훨씬 많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 아십니까? 특히 만지고 튄다 해서 ‘만튀’라는 신조어가 지금 청소년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는데요.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경기도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 연결하고 가죠. 이수정 교수님 안녕하세요?
◆ 이수정>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길거리 성범죄 하면 가장 흔히들 생각하는 게 바바리맨이라든지 아니면 대중교통에서 몸을 부딪치는 행위라든지 이런 거 떠올리는데 어떤 유형들이 더 있습니까?
◆ 이수정> 지금 말씀하신 대로 노출증에 해당하는 바바리맨이나, 또 요즘은 도촬이라고 해서 휴대전화로 몰래 사진 찍는 몰래 찍는 것도 많아졌고요.
◇ 김현정> 치마 속을 찍는다든지 이런 것들이요.
◆ 이수정> 그렇죠. 그리고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게 여성들의 신체 부위를 만지고 도망가는, 소위 만지고 튄다 하여 ‘만튀’라고 하는 그런 행동들이 있는데 강제추행에 해당하는 것이죠. 그런 행동들을 전혀 문제의식 없이 유행처럼 하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 놓고는 자신의 블로그라든지 SNS에다가 자랑스럽게 영웅담처럼 올리는 게 또 유행이라면서요?
◆ 이수정> 네. 비행을 저질러놓고 비행을 자랑하는, 그래서 뭔가 자존심 같은 것을 향상시키려고 하는 이런 비행문화 같은 것들이 존재하죠.
◇ 김현정> 그럼 도대체 어떤 심리, 어떤 원인에서 그런 일들을 벌이는 걸까요?
◆ 이수정> 맨 처음에는 이런 행동 자체가 강간에 이르는 행위는 사실 아니라는, 그런 생각들을 가지고 계신 걸로 보여요.
◇ 김현정> 가볍게 생각하는 것, 이 정도라면 어떻겠어.
◆ 이수정> 그렇죠. 특히 도촬 같은 경우에 내 핸드폰으로 내가 찍는데 누가 뭐라고 하냐, 하는 식의 잘못된 성적 인지가 지금 이런 종류의 비행을 저지르게 하는 데 일조하는 것으로 보이고요. 심하게 얘기하자면 성도착일 수도 있습니다.
◇ 김현정> 병일 수도 있다는 말씀이십니까?
◆ 이수정> 네. 그렇기 때문에 그걸 어떻게든 조기에 본인이 인지하여 치료를 받지 않는 이상, 계속 진행이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고요.
◇ 김현정> 그리고 정도는 더 심해지고요?
◆ 이수정> 그렇죠.
◇ 김현정> 그런데 요사이에 이런 범죄가 더 늘어난다고 하는데 그건 왜 그렇습니까?
◆ 이수정> 아마도 스마트폰 같은 것은 동영상을 아무데서나 마음대로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여성의 신체일부를 찍는다거나 이런 일들은 굉장히 많아졌고요. 그리고 또 한 가지는 그와 같은 행위를 했을 때 과거에는 여성들이 신고를 잘 안 했습니다. 바바리맨은 저희가 학교 다닐 때도 사실 있었거든요.
◇ 김현정> 예전에도 있었어요, 맞아요.
◆ 이수정> 그런데 그때는 이걸 신고를 해야 되는 사항이라고 생각을 못했던 거죠. 이번에도 여고생이 신고를 했기 때문에 발각이 된 것이거든요. 신고의식도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 김현정> 신고를 했을 때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정당한 만큼의 처벌이?
◆ 이수정> 그러니까 처벌을 무슨 징역형을 주라든가 이런 것들이 아니고요. 조기에 발견만 하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행동들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외국의 경우에도 치료명령, 예컨대 치료효과가 발휘될 만한 충분한 시간 동안의 치료명령 같은 것들을 보호관찰 처분으로 집행하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경우에는 그냥 벌금형 정도만 주는데, 문제는 액수가 얼마 안 되는 경우에는 벌금 정도 받아서는 이 정도의 사회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은 별달리 치료를 받지 않고 또 지나가버리는 그런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 김현정> 가볍게 생각하는 거군요.
◆ 이수정> 그렇죠, 문제가 되는 것이죠.
◇ 김현정> 두 가지 질문 드리고 싶어요. 하나는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건 뭔가가 한 가지고요. 또 한 가지는 내가 이런 일을 당했을 경우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현명한 건가. 어떻습니까?
◆ 이수정> 일단은 법적인 처분이란 것은, 우리가 좀 더 징벌적으로 하기보다는 교육이나 치료 위주로 변경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김현정> 병원 가서 치료 받아라, 이거는 병이니까?
◆ 이수정> 그렇죠, 그렇기 때문에 치료를 실제로 할 수 있록 만들어주고 무조건 받게 하는 방법이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두 번째 같은 경우에 일단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은 일이라고 보이고요. 그러나 피하지만 신고는 틀림없이 해야 되는 일이라고 보입니다. 피하면서 신고를 꼭 하는 것이. 이번에 여고생은 상당히 대처를 잘했다고 보이는데 최근에는 CCTV가 많아져서 수사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입증해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신고를 꼭 많이 해 주시는 게 필요하다고 보입니다.
◇ 김현정> 이런 사람들은 재범률이 높다고 아까 말씀하셨어요. 그러니까 사진까지 찍을, 증거까지 확보할 용기를 내기 어렵다면 반드시 신고라도 해라, 이런 말씀이십니다.
◆ 이수정> 그렇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말씀을 듣죠. 이수정 교수님 고맙습니다.
◆ 이수정>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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