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스트머콧 대사는 이날 CNN 방송 인터뷰에서 "본국에 있는 동료로부터 폴리 기자를 살해했다는 존의 정체를 거의 파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그 외에는 더 말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웨스트머콧 대사는 "우리는 존의 실체를 알려고 대단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목소리 식별을 비롯한 정밀기술을 총동원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이날 익명의 정부 고위관리를 인용해 영국 국내정보국(MI5)과 국외정보국(MI6)이 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의 영국인 대원 '존'의 인적사항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이 관리는 존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가장 유력한 용의자는 래퍼 출신인 압델-마제드 압델 바리(23)라고 선데이타임스는 전했다.
그는 참수 동영상에 등장하는 IS 대원과 억양, 체구, 피부색이 비슷해 수사 당국이 주목한 인물이다.
런던 서부 메이다베일의 부잣집 출신인 바리는 시리아에서 잘린 머리를 들고 찍은 사진을 최근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존'은 폴리를 참수하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에서 영국식 영어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정책을 바꾸지 않으면 또 다른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위협했다.
필립 해먼드 외무장관은 이날 신문 기고문에 폴리를 참수한 영국인 대원이 영국인이 지지하는 모든 것을 "모조리 배반했다"며 "극악무도한 일의 범인을 영국이 키웠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와 시리아의 이슬람 극단주의가 해당 국가에 큰 고난을 불렀을 뿐 아니라 영국에도 위협이 되는 미개한 사상이란 사실을 (폴리의 죽음이) 상기시켰다"고 말했다.
미국 프리랜서 기자 폴리는 2012년 시리아에서 납치된 이후 행방이 묘연했다가 지난 19일 IS에 의해 참수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 동영상에서 폴리를 참수한 인물은 얼굴을 포함한 온몸을 검은색 옷으로 가리고 있어 신원 확인이 어렵지만, 영국 정부는 억양과 체구 등으로 볼 때 그가 '존'이라 불리는 런던 출신 IS 대원인 것으로 추정해왔다.
영국 정보기관과 경찰은 한 달에 20명 정도의 영국인 극단주의자가 IS에 합류하기 위해 이라크와 시리아로 떠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웨스트머콧 대사는 IS에 가담하려고 지금까지 시리아와 이라크로 간 영국인이 500명 정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