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일째 단식농성을 벌이다 22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 세월호 참사 유가족 '유민 아빠' 김영오(47) 씨가 병원에서도 단식을 멈추지 않고 있다.
김영호 씨는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로 향하다 제지하는 경찰과 충돌한 이후부터 상태가 급속하게 나빠졌다.
그럼에도 단식을 고수하던 김 씨는 22일 의료진과 다른 유족들의 간곡한 설득으로 이날 오전 7시 40분쯤 광화문광장을 떠나 서울시립 동부병원으로 향했다.
그러나 김 씨는 병원에서도 수액과 물 외에 식사를 거부했다.
병원 측은 김 씨 치료를 위해 이날 점심때 200cc 분량의 묽은 미음을 제공했지만, 김 씨는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관계자들의 설득에도 이를 먹지 않았다.
동부병원 내과 이보라 과장은 "식사는 가능한데 김 씨 본인이 거부하고 있다"며 "수액 치료를 시작했지만, 언제까지 고농도 주사액만 투여할 수는 없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김 씨는 '다시 광장으로 돌아가 단식농성을 재개하겠다'는 완강한 입장이다.
가족대책위 유경근 대변인에 따르면 김 씨는 유 대변인에게 또 "의료진과 가족의 강력한 권유에 입원했지만, 안정을 취한 뒤 다시 광화문광장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특별법이 만들어지는 것도 못 보고 여기에서 단식을 멈추면 유민이 볼 낯이 안 설 뿐 아니라 살아도 사는 게 아니다"라는 게 유 대변인이 전한 김 씨의 단호한 의지다.
유 대변인은 "김 씨가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밥을 먹는 것으로, 정말 사랑하는 가족에게 빨리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김 씨가 '사랑하는' 가족에게 돌아가는 길은 유족들이 원하는 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이 제정되는 것뿐.
유 대변인은 "김 씨가 '국민 여러분께서 도와주셔야, 힘을 모아주셔야 특별법을 만들 수 있다'고 호소했다"고 전했다.
가족대책위는 김 씨가 입원한 병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을 거듭 촉구했다.
대책위는 "대통령님! 우리 가족들을 죽이지 말아달라. 철저한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결단해달라"고 호소했다.
특별법 제정을 위한 동조 단식에 참여했던 사회 각계 원로와 대표단도 이날 오후 박근혜 대통령 결단을 호소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이들은 "세월호 유가족을 외면하는 대통령의 무책임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