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1200억 원이 투입된 LG 스포츠단의 새 보금자리 'LG 챔피언스파크'다. 경기도 이천 20만㎡에 터를 잡아 3년여 공사 기간 끝에 22일 준공식을 열고 LG 스포츠단의 '이천 시대'를 열어젖혔다. 전날 미리 취재진에 '으리으리한' 모습을 공개했다.
먼저 트윈스 야구단을 위해 잠실과 똑같은 규모의 경기장(좌우 100m, 중앙 125m)을 지었다. 내 · 외야 852석 관중석과 매점도 마련됐다. 1군 못지 않은 시설에서 2군 경기가 펼쳐지는 셈이다. 여기에 인조잔디 보조 경기장, 집중 훈련을 위한 내야 연습장, 야구와 축구를 모두 할 수 있는 다목적 운동장까지 갖췄다.
특히 실내 야구 훈련장은 LG 챔스파크의 자랑이다. 가로, 세로 각 80m에 높이 26m인 훈련장은 흡사 돔구장을 연상케 할 만하다. 백순길 트윈스 단장은 "미국과 일본도 조사해봤는데 구단 소유 최대 규모의 실내 훈련장"이라고 뿌듯하게 말했다.
한겨울에도 10℃를 항상 유지할 수 있도록 난방 시설을 갖췄다. 자연색에 가까운 채광창까지 설치해 2군 선수들이 날씨에 관계없이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시설이다. 1군 선수들의 마무리 훈련도 진행할 수 있다.
▲"2군 선수는 주위 환경보다 운동에만 집중해야"
21일 잠실 KIA전을 앞두고 양상문 LG 감독은 '챔스파크'에 대해 일단 부담감을 내비쳤다. 최신 시설을 구비해준 만큼 성적에 대해 압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다.
그러면서도 누구보다 LG의 '이천 시대' 개막을 반겼다. 양 감독은 "사실 감독 부임 전부터 진행돼오던 계획이었지만 추가로 요구할 게 없을 정도로 완벽한 시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야구장이 3개나 된다. 이런 시설에서 훈련할 수 있는 LG 선수들은 행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 감독은 "사실 2군 훈련장은 도시와 멀어야 한다"면서 "미국과 일본도 그렇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이전까지 LG 2군은 경기도 구리에서 경기와 훈련을 소화해왔다. 경기도라고는 하지만 서울과 지척이다.
사실 LG는 다른 구단에 비해 2군 신화가 드물었다. 잠실 라이벌 두산은 2005년 이천에 2군 훈련장 베어스필드를 만들어 화수분 야구로 이름을 떨치고 있고, 삼성도 1996년 경산볼파크를 지은 뒤 이제 비싼 FA(자유계약선수) 없이도 우승할 탄탄한 전력을 자랑한다. 대도시와는 접근성이 다소 떨어지는 곳들이다.
정확한 상관 관계를 따지긴 어려우나 LG 구리 훈련장이 상대적으로 환경적 영향을 받기 쉬운 것은 사실이다. 양 감독은 "2군 선수들은 필사적으로 훈련에만 몰두해야 한다"면서 "그래도 1군에서 올라올까 말까 하는데 다른 데 신경 쓰고 어떻게 성공을 바라느냐"고 강조했다. 시설도 시설이지만 위치에 흡족함을 느끼는 것이다.
▲"미래의 성과 생각하면 1200억 안 아까워"
웨이트트레이닝 시설도 최첨단으로 마련했다. 그동안 경기도 구리와 서울 방이동에서 훈련했던 트윈스 2군과 세이커스 농구단은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 숙식 · 재활 · 훈련 시설인 미래관에서 땀을 흘릴 예정이다.
미래관에는 트윈스와 세이커스 영광의 산물을 전시해놓은 역사관도 마련돼 있다. 구단의 역사를 이어가는 동시에 선수들에게 자부심과 목표 의식을 주려는 의도다.
백 단장은 "막대한 돈이 들어갔지만 최소 10년, 20년 뒤 성과를 감안하면 아깝지 않은 투자액"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과연 LG가 이천 시대를 맞아 제 2의 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