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이보라 (김영오 씨 주치의)
앞서도 전해 드렸습니다마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 요구하면서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중인 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 오늘이 딱 40일째입니다. 아마 사진들을 많이 보셨을 줄 압니다마는 이제 몸에서 살이라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고요. 근육마저 소실되고 있는 상태라고 합니다. 3일 전 그리고 이틀 전에 청와대까지 걸어갔다온 적이 있죠. 그 후로 급격히 기력을 상실했다고 하는데요. 사실 저희가 어제 김영오 씨를 직접 찾아가서 인터뷰를 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화를 나누는 게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런 통보를 받고 인터뷰가 무산이 됐는데... 방송 시작 직전에 그러니까 7시쯤에 유가족 대책위로부터 긴급문자를 하나 받았습니다. “오늘 아침에 강제로라도 병원으로 이송하려 하고 있다. 너무 상태가 안 좋다” 이런 겁니다. 김영오 씨 주치의 잠시 연결하죠. 동부 병원 이보라 과장, 연결이 되어 있습니다. 이보라 과장님 나와 계십니까?
◆ 이보라> 네, 안녕하세요.
◇ 김현정> “강제 이송을 생각하면서 설득 중이다” 이런 문자를 받았는데 지금 상황이 어떤 거죠?
◆ 이보라> 오늘 아침에 좀 더 상태가 안 좋아지셨고요. 사실은 어제 밤부터 전신근육통이랑 두통 이런 게 심해지면서 잠을 거의 못 주무셨다고 합니다. 아침에 지금 저희가 체크해 보니까 혈압이 90-60 정도로 많이 떨어져 있고 혈당도 56으로 매우 저혈당도 심한 상태이시고... 매우 상태가 안 좋습니다.
◇ 김현정> 더 이상 여기에 이분을 그냥 두면 생명도 위험하다라는 판단까지 드신 거예요?
◆ 이보라> 네, 맞습니다. 맥박도 굉장히 많이 빨라졌고 호흡곤란증상까지 호소하셔서요. 언른 빨리 의료적인 처치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 김현정> 그래서 계속 설득 작업을 하신 걸로 아는데, 지금도 결론이 안 난 겁니까?
◆ 이보라> 본인은 “좀 더 버텨보겠다, 버텨보겠다. 괜찮다” 그렇게 말씀하시는데 시간이 갈수록 자꾸만 맥박도 빨라지고 상태는 안 좋아지고 있어서, 제가 기존이랑 다르게 강력하게 계속 설득을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도 계속 안 가신다고 하면 결국 어떻게 하실 계획이에요?
◆ 이보라> (한숨) 가시도록 만들어야죠.
◇ 김현정> 오늘은 반드시 가셔야 된다는 말씀이신 거죠, 주치의 입장에서는?
◆ 이보라> 네, 맞습니다. 지금 당장 가셔야 됩니다.
◇ 김현정> 사실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제가 김영오 씨와 전화 인터뷰를 했을 때 비교적 또렷한 목소리로 인터뷰를 하셨거든요. 며칠 전에 청와대까지 걸어서 왔다갔다 하시지 않았습니까? 왜 이렇게 갑자기 안 좋아지신 거죠?
◆ 이보라> 사실 40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단식하면서 서서히 안 좋아진 것이 가장 큰 원인일 거고요. 그런데 이틀 전에 아침에 박영선 의원이랑 이야기를 하면서 굉장히 언성을 높이고 신경을 쓰고 그런 일이 있었고, 그리고 그날 낮에 청와대에 대통령 면담신청서를 내러 갔다가 2시간 가량 실랑이하면서 몸싸움하고 이러고 돌아오신 후로 그 이후로 급격히 자세 유지도 안 될 정도로 근력이 쇠약해지고 누워 지내시고...또 여러 가지 통증, 전신통증, 두통 이런 것도 심해지고 그랬습니다.
◇ 김현정> 통증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보통 일반인들도 두통이라는 건 있을 수 있습니다만이런 분들에게 두통, 통증의 의미는 조금 다른 건가요?
◆ 이보라> 근육통 부분이... 매우 근육이 위축되고 있고 기능이 별로 없으신데 그런데 몸싸움하고 나서 근육통이 생겼다는 게 근육에 더 심각한 손상이 있지 않았을까 그런 게 우려되고요. 두통이나 말하기 힘든 건 저혈당 증상 때문에 그러신 것 같아서, 이거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조치가 빨리 필요한 상태입니다.
◇ 김현정> 지금 다급한 목소리로 말씀을 하시는데. 그런데 청와대 갔을 때 경찰하고 몸싸움을 하셨다고 제가 전해 들었습니다마는 주변에 좀 말리거나 보호하시는 분들이 없었나요?
◆ 이보라> 같이 몇 분이 같이 가신 걸로는 알고 있는데...저는 현장에 갔다온 건 아니고 사진만 봤을 때는 워낙 경찰의 수가 훨씬 더 많았고, 그 과정에서 그런 충돌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것과 또 새정치민주연합하고 협상안 놓고 이야기 나누는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던 것, 이런 것이 김영오 씨를 결정적으로 악화시키는 데 작용한 건 아닌가 이런 생각.의학적으로 볼 때 말입니다. 이 정도 나이, 이 정도 체력이었던 남성분이 물만으로 버틸 수 있는 최장 기간을 얼마 정도로 잡습니까?
◆ 이보라> 좀 어려운 질문인데요. 어떻게 사람으로 실험해 볼 수 있는 그런 건 아니기 때문에 그러한 데이터, 과학적인 데이터 이런 건 없고요. 그냥 역사적인 기록 그리고 이렇게 극한 상태에서 단식을 하셨던 그런 분들의 기록으로 봤을 때는...47일에서 오십 며칠 정도 단식하다가 사망했다, 그런 기록들은 있는데...
◇ 김현정> 그리고, 체중이 18% 이상 빠지면 생명이 위험하다라는 어떤 의학적인 소견도 있는데 지금 17%가 빠진 상태다라는 연락도 제가 받았어요. 사실입니까?
◆ 이보라> 네, 맞습니다. 단식 전에 57kg에서 지금 한 2, 3일 전에 47kg이었는데 이렇게 감소되면 17% 이상 감소한 것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광화문에서 40일째 단식중인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 씨의 주치의 이보라 과장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주치의로서 옆에서 지켜보시면서 지금 가장 마음 아픈 부분은 어떤 건가요?
◆ 이보라> 이렇게 단식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회복하기가 어렵고 후유증이 많이 남게되고, 심지어는 치료 과정에서 사망까지 이를 수가 있어서요. 그런 안 좋은 결과들이 예상 되어서 그런 게 좀 두렵고요. 기존에 지병도 전혀 없으시고 건강하셨던 분인데 이제 이분이 저희가 눈으로 보고 있는 상황에서 하루하루 이렇게 악화되어 가는 게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치료를 지금 받으러 가서 치료를 받고 음식물을 섭취하고 해도 건강이 전같이 회복은 어려우신 거예요?
◆ 이보라> 네...그렇게 후유증이 남을 수가 있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합병증이 생기고 이러면서 사망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져요.
◇ 김현정> 치료를 받아도 위험한 상황일 수 있다. 어떡합니까?
◆ 이보라> 지금 옆에서 다른 분들이 계속 설득하고 있는데...김영오 씨가 가시겠다고 합니다. 이송을 지금 하기 시작해야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병원으로 가시겠다고 지금 방금 말씀을 하셨어요? 이보라 과장님, 인터뷰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어서 모시고 병원으로 가서 치료 잘 부탁드립니다.
◆ 이보라> 네,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광화문 현장 연결했습니다. 주치의 이보라 과장, 새벽부터 설득을 시작했는데 지금 김영오 씨가 병원으로 가겠다 라고 설득을 받아들여서 지금 병원으로 모시고 간다, 여기까지 저희가 전해 드렸습니다.
지금부터 치료를 받아도 얼마나 회복될지는 미지수라고 지금 이보라 과장이 말씀하셨고요. 치료를 정말 잘 받아야 하고 그 과정에서도 극단적인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것도 얘기를 했습니다. 인권적인 측면으로 여러분들도 돌아봐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기도를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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