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단 중앙본부는 이날 스위스 제네바에서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의 일본 심사가 끝나고 나서 별도 기자회견을 열어 "작년부터 일본 각지에서 빈번하게 일어나는 헤이트스피치 데모에 마음의 상처를 받고 있다"면서 "인종차별·민족차별을 부추기는 헤이트스피치를 법률로 금지하라"고 요구했다.
위키피디아는 헤이트스피치를 인종, 종교, 성별, 장애나 성적 취향 등에 대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을 공격하는 발언을 의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민단 중앙본부에 따르면 헤이트스피치 데모를 실시하는 단체는 재특회(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의 모임)를 비롯한 신흥 우파단체이며 이들은 번화가에서 확성기로 성난 목소리를 질러 인종차별을 부추기고 있다.
민단은 이들이 '조선인 모두 죽여라', '불령선인추방', '대학살하겠다', '좋은 한국인도 나쁜 한국인도 모두 죽여라' 등의 헤이트스피치를 노골적으로 반복하고 있다면서 대낮에도 공공연히 조직적으로 대학살을 외치는 집단의 출현은 인종차별주의 외에 아무것도 아니라고 지적했다.
일본 각계에서도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정상적 행동을 벗어난 인종차별을 규제하라는 요구가 제기되고 있으며 유엔 인종차별철폐위원회를 비롯 국제사회에서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교토 지방법원은 교토 조선학교 주변에서 시위활동을 한 재특회 등에 대해 학교 반경 200ｍ에서의 시위활동 금지와 약 1천200만 엔의 배상명령을 내렸고, 오사카 고등법원은 재특회 측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민단 중앙본부는 전했다.
민단 중앙본부는 "한국 국적 주민이 많이 거주하는 특정지역에서, 특히 영업 점포가 밀집한 지역에서 민족차별을 부채질하는 시위를 반복하는 것은 영업방해뿐 아니라 신변의 안전까지 위협하는 것"이라며 "이런 행위는 교육상 어린이들과 청소년들한테 미치는 악영향이 심대하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일본은 민족적, 인종적 소수집단에 대한 헤이트스피치를 범죄로 규제할 법이 없다"면서 "일부 국가와 민족을 배제하려는 언동과 차별의 선동을 용납하지 않는 법질서를 형성하는 것이 법치국가인 일본에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독일은 데모와 집회, 인터넷에 올린 글 등을 통한 특정 집단 모욕행위를 '민중선동죄'로 정해 5년 이하의 금고형을 가하고 있고, 영국의 공공질서법도 유사행위에 대해 7년형, 프랑스도 벌금형을 부과하고 있다고 민단 중앙본부는 설명했다.
민단 중앙본부는 지난해 9월 일본 의회에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입법 청원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