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내내 비가 내려 그라운드가 젖는 등 부상 위험이 있는 데다 자칫 경기 중 노게임이 선언되거나 중단되면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양 감독은 "가장 안 좋은 게 노게임"이라면서 "선발 투수가 이미 등판해 쉬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전날 넥센전의 여파도 없지 않았다. 양 감독은 "어제 실책으로 져서 아쉽더라"고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어이없는 실책 2개로 2-5로 졌던 LG는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은 터였다.
LG는 20일까지 넥센(103경기) 다음으로 많은 102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이날 허구연 MBC 해설위원에게 'ALS 아이스 버킷 챌린지'의 얼음물을 쏟아부은 LG 주장 이진영도 "오늘은 경기하기 힘들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결국 경기 시작 1시간 반쯤 전인 오후 5시께 우천 취소가 결정됐다. LG로서는 흐트러진 분위기를 전환할 계기가 됐다.
여기에 달콤한 보너스까지 얻었다. 바로 쉬면서 4위로 도약한 짭짤한 불로소득이었다. 잠실 라이벌 두산의 패배로 경기를 하지 않고도 순위가 올라선 것.
두산은 이날 대구 원정에서 삼성에 1-5 역전패를 안았다. 46승1무55패의 LG는 승률 4할5푼5리로 두산(44승53패)의 4할5푼3리6모에 앞서 4위가 됐다.
전날 74일 만에 6위로 떨어졌던 롯데도 앉아서 5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45승1무54패, 승률 4할5푼4리5모로 두산에 앞섰다. 이들 세 팀의 승차는 없다.
두산은 1회 선취점을 냈지만 4회 역전을 허용한 뒤 6회 어이없는 수비 실수로 무너졌다. 1사에서 최형우의 평범한 파울 플라이를 포수 최재훈이 놓치면서 선발 노경은이 흔들렸다.
노경은은 최형우에 곧바로 중전 안타를 내준 데 이어 이승엽의 땅볼을 1루수 호르헤 칸투가 뒤로 흘려 안타가 되면서 힘이 더욱 빠졌다. 교체 투입된 변진수가 박석민에게 3점포를 맞으면서 승기를 완전히 뺏겼다.
3위 NC는 창원 마산 홈에서 2위 넥센을 5-3으로 눌렀다. 3연승을 달린 NC는 넥센과 승차를 4경기로 좁혔다. 3-3으로 맞선 7회 에릭 테임즈가 결승 2점포를 터뜨렸다.
대전 SK-한화의 경기도 비로 취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