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발 에볼라 사태의 진앙이라 할 수 있는 기니의 한인회장 권정택(61) 씨는 21일(현지시간) 연합뉴스와 전화인터뷰에서 현지상황을 묻는 질문에 상황이 안정되고 있으며 교민 피해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대답했다.
기니는 지난 3월 22일 남동부 삼림지대를 중심으로 에볼라 바이러스가 퍼지면서 80명이 감염돼 그중 최소 59명이 사망했다고 에볼라 재앙을 세계에 처음 알린 뒤 최근까지 감염자와 사망자에서 서아프리카 에볼라 발병국가들을 주도했다.
그러나 지난 13일 기준 에볼라 사망자는 라이베리아 413명, 기니 380명, 시에라리온 348명으로 처음으로 2위로 내려앉은 데 이어 20일 세계보건기구(WHO) 공식발표에서는 라이베리아 576명, 기니 394명, 시에라리온 374명으로 기니의 진정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15년째 기니 수도 코나크리에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권 회장은 "초기에는 대책 없이 사람들이 죽어나가면서 국경없는의사회(MSF)가 운영하는 에볼라 바이러스 치료센터 직원들이 에볼라를 퍼뜨렸다며 센터를 공격하기도 하는 등 극도로 불안한 상황도 겪었으나 지금은 에볼라에 대한 대처가 시스템화되면서 크게 겁내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에볼라가 극성을 부리던 지난 5~6월 인적과 차량 통행이 끊겨 유령도시 같았던 코나크리 중심가도 다시 예전의 활기를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나크리에 있는 큰 재래시장인 마지나 시장도 에볼라가 극성일 때는 철시를 한 상점도 많고 손님도 거의 없어 썰렁했는데 이제는 거의 정상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코나크리를 중심으로 50여 명의 한인이 수산업과 선박수리업 등에 종사하고 있으나 에볼라 사태 속에서 교민 피해는 거의 없고 한국이나 다른 나라로 철수한 사람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직 조심스럽지만 업무차 교민들끼리 삼삼오오 만나 식사를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에볼라가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인근 라이베리아나 시에라리온 등으로 보낼 생필품을 구입하려는 상인들의 왕래가 잦아 악수나 신체접촉을 피하는 등 서로 조심스러운 분위기"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