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이어 전국적으로 다른 지점들에 대해서도 점검을 계속하고 있다.
러시아 소비자권리보호감독청(로스포트레브나드조르)는 2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지난 18일부터 사흘 동안 맥도날드 지점들에 대한 일제 점검을 실시한 결과 여러 위생 규정 위반 사실들이 적발돼 4개 지점에 임시 폐쇄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폐쇄된 매장에는 푸슈킨 광장 인근 시내 중심가 '볼사야 브론나야' 거리에 있는 러시아 최초의 맥도날드 지점도 포함됐다. 이 지점은 소련 붕괴 전해인 1990년 문을 열어 시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었다.
맥도날드 매장 앞에 선 긴 줄은 서방 언론들에 의해 소련 붕괴를 알리는 전조로 소개되기도 했다.
당국은 폐쇄 조치가 언제 해제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면서 앞으로 다른 지점들에 대한 점검도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권리보호감독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미국 및 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러시아에 가한 경제제재에 대한 보복인지에 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맥도날드 본사는 성명을 내고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폐쇄 지점들의 영업을 재개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할지를 결정하고자 이번 조치의 성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푸슈킨 광장의 맥도날드는 동유럽에서 가장 크고 소련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매장이었다"며 "만일 이 지점이 문을 닫으면 한 시대가 저무는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인테르팍스 통신은 21일 소비자권리보호감독청 지부 관계자를 인용해 중부 타타르스탄 자치공화국 수도 카잔과 역내 다른 도시들에서도 비상 점검이 이루어지지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이 지역에서의 점검이 지난 15일부터 시작됐다며 조만간 결과가 공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우랄산맥 인근 첼랴빈스크주의 맥도날드 지점에서도 점검이 진행 중이며 타타르스탄 이웃 바슈코르토스탄 공화국 수도 우파 등에서도 이달 중 점검이 실시될 예정이라고 감독청은 설명했다.
올가 골로데츠 부총리는 그러나 당국이 러시아 내 맥도날드 지점 모두에 대해 일제 점검을 실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전역에 438개의 지점을 둔 맥도날드는 미국과 캐나다 이외 지역에 있는 주요 7개 시장 중 하나로 러시아를 꼽고 있다. 러시아 시장은 맥도날드 유럽 전체 영업이익의 약 10%를 차지한다. 맥도날드는 앞으로 러시아에 약 70개의 지점을 더 열 계획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 등의 경제제재 조치를 받자 이달 초 미국, EU, 캐나다, 호주, 노르웨이로부터 육류, 어류, 유제품, 과일·채소 등의 수입을 1년간 금지하는 보복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맥도날드에 대한 단속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미국과의 갈등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