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고양이의 대모, 페루 간호사 화제

페루의 한 간호사가 병들어 죽어가는 고양이 175마리를 집에서 돌보고 있어 화제다.

마리아 토레로(45)라는 이 간호사의 2층 집 8개의 방은 온통 고양이 밥그릇과 고양이가 잠을 자는 상자 등으로 가득 차 있다.

이들 고양이는 모두 길거리에 버려졌거나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아 토레로의 집이 안식처가 되고 있다.

올해로 5년째 '고양이 호스피스'(임종 봉사자) 역할을 하는 토레로는 "건강한 고양이를 키우는 것이 어떠냐는 주위의 권유도 있지만 그것은 내 역할이 아니다"고 20일(현지시간)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간호사로서 내 임무는 사람들이 외면하는 고양이를 돌보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다 큰 고양이나 병든 고양이를 입양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토레로는 수도 리마의 길거리를 배회하는 늙은 고양이들을 검사해 본 결과 대부분 백혈병에 걸린데다가 몸에는 벼룩이나 기생충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면역력이 약한 새끼 고양이가 질병이 전염되는 것을 우려해 큰 고양이만 집으로 데려왔다.


이들에게 약을 먹이고 격월로 주사도 놔준다.

토레로의 팔은 주사를 맞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고양이가 할퀸 자국이 많다.

일부 고양이는 펠리니, 페파, 돌리, 미스테리오 등 이름이 있고 저마다 옷도 각양각색으로 입고 있다.

모두가 독특한 개성을 가지고 있다고 토레로는 말한다.

토레로는 열살 안팎의 자녀 3명도 키우고 있다.

아이들은 고양이가 함께 놀아주는 친구가 된다.

고양이를 돌보는 비용은 한 달에 우리 돈으로 200만원.

절반은 동물 애호가들로부터 기부를 받지만 나머지는 자신의 월급으로 충당한다.

방취제를 아무리 사용해도 175마리가 매일 싸는 오줌 냄새가 집안에 진동한다.

냄새가 집 밖으로 새나갈 수밖에 없지만 토레로는 불평을 하지 않는 이웃을 고맙게 생각한다.

이들 고양이는 토레로의 집에서 치료를 받다가 건강한 고양이보다 훨씬 짧은 여생을 하나둘씩 마친다.

토레로는 자신이 주는 사랑은 고양이들이 살아있을 때 받는 최고의 선물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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