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70m가 넘는 건물 첨탑 위에 설치된 별 모양의 소련 상징 조형물도 우크라이나 국기색인 노란색과 푸른색으로 칠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민감한 시점에 크렘린궁에서 불과 1㎞ 떨어진 '코텔니체스카야 나베레즈나야' 거리에 있는 스탈린 양식 고층건물에 올라가 이처럼 대담한 시위를 벌인 이들은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2명의 남성과 2명의 여성.
모스크바 경찰은 20일(현지시간) 이들을 문화재 훼손 혐의로 형사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정확한 신원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혐의가 인정될 경우 시위 참가자들은 최고 3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국기가 내걸린 건물은 모스크바의 주요 문화재로 꼽히는 7채의 스탈린 양식 건물 중 하나로 모두 32개 층으로 높이가 176m에 이른다.
시위 참가자들은 건물 내부 계단을 통해 마지막 층까지 올라간 뒤 특수 장비를 이용해 10m가 넘는 첨탑으로 기어 올라가 우크라이나 국기를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가로 6m, 세로 3m 크기의 천으로 된 대형 국기였다.
첨탑 꼭대기에서 시위를 계속하던 이들은 약 3시간 만에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뒤이어 건물 관리원들이 깃발을 떼어냈지만, 시위 사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다.
SNS에 올라온 사진에 따르면 낫과 망치가 새겨진 '소비에트의 별' 절반은 푸른색 페인트로 뒤덮여 마치 우크라이나 국기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으며 별 모양 조형물의 꼭대기에 우크라이나 국기가 매달려 있었다.
혐의자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에 항의하기 위해 이 같은 시위를 벌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