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5일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추기로 한 이후 은행 지점 대출창구에는 대출 갈아타기 문의가 평소의 2배 이상 증가했다.
정부가 이달초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완화했을 때만 해도 실제 대환대출(대출 갈아타기) 수요는 많지 않았지만, 금리 인하 조치에는 기존 대출자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의 경기도 분당지역 영업점 대출담당자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고객을 중심으로 갈아타기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전화나 대면 상담을 모두 합하면 평소 문의의 두 배 이상 수준"이라고 전했다.
대환 문의는 주로 최초 대출 시점으로부터 3년이 지났거나 3년을 앞둔 고정금리대출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출을 받은지 3년이 지나기 전에 고객이 대출금을 갚을 경우 경과 기간에 따라 대출금의 최고 1.5%까지 중도상환수수료를 물리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금융공사의 u보금자리론 등 고정금리를 적용받은 대출자의 경우 3년 전인 2011년만 해도 대출금리가 연 5%를 웃돌았기 때문에 갈아타기 유인이 크다.
현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금리는 연 3%대 중반에서 형성되고 있으며, 각종 우대금리 혜택을 더할 경우 3%대 초반까지도 떨어진다.
경기도 안양 지역의 한 시중은행 대출담당자는 "만기 10년 이상 장기 고정금리대출자 가운데 대출금리가 4%를 웃돌고 대출한 지 3년이 지난 고객이라면 거의 대환 문의를 한다고 보면 된다"며 "해당 조건에 해당하는 대출 고객에게는 도리상 지점이 먼저 연락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나 올해 초 고정금리 신규대출을 받았거나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탄 경우에는 중도상환수수료 부담 탓에 금리인하 혜택을 받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2월 신규 주택구입자금으로 1억여원을 대출한 최모(38)씨는 "5년간 변동없는 고정금리로 연 3.6%를 적용받아 대출했는데,최근 금리가 더 떨어졌다는 소식에 속만 상한다"고 푸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에다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금리가 단 0.1∼0.2%포인트만 변해도 고객들이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올해 들어서 금리가 계속 낮아지다 보니 최근 고정금리로 대출한 고객들은 억울한 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