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명퇴교사 후유증 심각…명퇴 기간제 교사도 한 몫

한꺼번에 165명 기간제 증원 혼란…명퇴 악순화 우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자료사진)
충북지역 사상 최대 규모 명예퇴직 교사의 빈자리 상당수를 기간제 교사가 채우게 되면서 일선 학교 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기간제 교사로 재취업하는 명퇴 기간제 교사 현상까지 가속화되면서 혼란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오는 8월 말을 기준으로 한꺼번에 7명의 교사가 명예퇴직하지만, 정규교사를 2명밖에 배정받지 못한 청주의 한 특성화고인 A 학교.

나머지 5명을 기간제 교사로 채워야 하지만 현재 적임자를 찾는데 애를 먹으면서 과목이 다른 유사과목 교사라도 채용해야 하는 형편이다.

19일 충청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도내에서만 중등교원 213명이 명퇴로 학교를 떠났지만, 신규 채용은 51명에 불과했다.

단순 계산으로도 162명의 기간제 교사 채용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도내 상당수의 학교들이 A 학교와 비슷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결국 대규모 명퇴에 따른 큰 폭의 연동 인사까지 이뤄지면서 학년 중간에 담임이나 과목 교사가 바뀌는 혼란도 고스란히 학생들의 몫이다.

문제는 이뿐 만이 아니다.

궁여지책으로 일선 학교들이 명퇴 교사를 기간제 교사로 학교에 다시 불러들이면서 명퇴 급증과 학교 혼란이라는 악순환의 심화까지 우려되고 있다.

이번 도내 명예퇴직 교사 가운데 기간제 교사 희망자는 신청 마감인 9월 말까지 한 달 넘게 남았지만 벌써 43명에 달하고 있다.

명퇴자 다섯 명 가운에 한 명꼴로 명퇴만 했을 뿐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있는 것.

명퇴 대가의 위로금으로 목돈을 챙긴 데 이어 월급과 연금을 합쳐 정교사에 버금가는 급여를 받을 수 있는 데다 보직 등의 책임이나 잡무에서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도내 한 고등학교 교감은 "교사들이 학교를 떠나는 큰 원인 가운데 하나가 업무 부담과 생활지도의 어려움"이라며 "연금 보장 근무기간을 채운 상당수 교원들 사이에서는 기간제 교사라도 손해 볼 것이 없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정교사가 맡아야 할 행정업무를 동료들이 떠안을 수밖에 없고, 교육에 대한 열의가 남아있지 않다는 점 등에서 외부 시선도 고울 수 없다.

특히 이는 학교 현장의 여건을 더욱 열악하게 만들어 명퇴 교원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의 한 원인도 된다.

청주의 한 중학교 관계자는 "한번 학교를 떠나기로 마음먹은 교사가 책임감을 갖고 다시 일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며 "늘어나는 기간제 교사의 자리만큼 정교사들의 업무 부담도 늘 수밖에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뜩이나 연금법 개정 움직임 등으로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이 늘고 있는 마당에 교원 명예퇴직 제도와 기간제 교사에 대한 인사시스템 보완이 절실해 보인다.

한편 충북지역 중등 명예퇴직 교사는 2009년 46명에서 2010년 65명, 2011년 96명, 2012년 131명, 지난해 194명, 올해 282명으로 해마다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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