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산지의 변호인인 제니퍼 로빈슨 변호사는 19일 호주 국영 ABC방송에 "어산지가 미국 송환이라는 위험으로부터 보호받고 그의 정치적 망명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협의가 이뤄져야 에콰도르 대사관을 떠날 것"이라고 전했다.
로빈슨 변호사는 이어 "(미국 송환은) 어산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어산지가 미국으로 강제 송환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한다고 계속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송환에 관한 협의와 보장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며 대사관을 떠나는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전날 어산지는 기자회견을 열고 "에콰도르 대사관을 곧 떠날 것"이라고 말했으나 그 역시 대사관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나올지는 밝히지 않았다.
어산지는 브래들리 매닝 미군 일병이 2010년 이라크에서 정보 분석관으로 근무하면서 빼낸 70만 건의 전쟁 관련 보고서, 국무부 외교 기밀문서를 건네받아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했다.
이듬해 영국에 체류하던 중 과거 스웨덴에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돼 불구속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고 영국 대법원은 그에게 스웨덴 송환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그는 자신을 미국으로 송환해 처벌하기 위한 음모라며 2012년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들어가 망명을 신청해 2년2개월째 대사관에 머물고 있다.
영국 정부는 어산지가 에콰도르 대사관을 나오는 즉시 체포해 스웨덴에 보내겠다는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