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오 씨는 이날 오후 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거듭 촉구하며 박근혜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다.
김 씨는 "우리 유가족과 무관한 교황도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지 않았다"며 "참사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이 유가족을 만난 횟수보다 짧은 방한 기간 교황이 유가족을 만난 횟수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대통령께서 딸을 잃고 사선에 선 이 아비를 외면하지 말아 주실 것을 간절히 촉구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김 씨는 "참사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는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결코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 씨는 "쓰러져 병원에 싣고 가도 눈 뜨면 다시 걸어 나올 것"이라며 "무조건 여기 남겠다. 여기에서 죽게 놔두면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제대로 단식했으면 쓰러졌을 것 아니냐'고 비아냥대는 사람들도 있다"며 단식 직전 입던 바지의 허리둘레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몸 상태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씨의 주치의인 내과의사 이보라 씨는 "김 씨가 더이상 단식을 지속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애를 태웠다.
김 씨는 지난달 14일 단식을 시작했던 유족 15명 중 유일하게 단식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김 씨의 체중이 47kg으로 원래 체중보다 17%나 줄어들었고, 몸 안의 체지방은 물론 근육도 상당히 소진돼 앉아있을 때에도 지팡이 등에 몸을 의지해야 하는 상태다.
또 잇몸이 무너져 내리면서 출혈이 계속되는가 하면 두통과 어지러움에 시달리는 등 건강이 급격히 악화돼 당장 단식을 멈추더라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라는 게 이보라 씨 설명이다.
이 씨는 "지금 이 분의 목숨을 구할 수 있는 사람은 의사인 제가 아니라 정부와 정치인"이라며 "제발 김 씨를 살려달라. 기아 상태인 김 씨를 치료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