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치니·베르디 오페라 소프라노 알바네제 별세

오페라 '나비부인'과 '춘희'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한 세계적인 소프라노 리치아 알바네제가 별세했다. 향년 105세.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알바네제는 지난 15일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미국 뉴욕 자택에서 평온하게 눈을 감았다고 알바네세의 아들 조지프 지마 주니어가 발표했다.

알바네제는 이탈리아 동부 해안도시 바리에서 태어났지만 1945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1940년부터 1966년까지 26년 동안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프리마돈나 자리를 지킨 당대 최고의 소프라노였다.

특히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에서 '초초상', '라보엠'에서 '미미', 그리고 베르디의 오페라 '춘희'에서 '비올레타' 역할로 인기를 모았다.

'춘희'의 비올레타 역으로 87회나 공연해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최다 출연 기록도 갖고 있다.


프랑코 코렐리, 베니아미노 지글리, 티토 시파, 지아친토 프란델리 등 세계적 테너들과 호흡을 맞췄고 지휘자 아르투로 토스카니니가 가장 좋아한 소프라노였다.

13년 연하인 마리아 칼라스나 12년 후배 레나타 테발디보다 명성에서는 다소 뒤졌지만 둘보다 오래 프리마돈나 자리를 지켰다.

알바네제는 목소리가 크지는 않았지만 유난히 아름다웠고 배역에 대한 표현력이 뛰어났으며, 노래와 연기에서 열정적인 집중력이 남달랐다는 평가를 받았다.

알바네제는 2004년 한 인터뷰에서 "나는 결코 '디바'가 아니며 단지 표현력이 남다른 평범한 가수일 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오페라단에서도 20여년 동안 활약한 알바네제는 1995년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국가 예술명예훈장을 받았다.

뉴욕 줄리어드에서 후학 양성에 나선 알바네제는 남편인 조지프 지마(1990년 별세)와 함께 1974년 리치아 알베네제-루치니 재단을 설립해 수많은 성악가를 길러냈다.

아들 지마 주니어는 "어머니는 정말 놀라운 삶을 누렸고 위대한 성취를 이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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