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반정부 시위 격화…군부 쿠데타 우려도

나와즈 샤리프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파키스탄 야권의 시위가 격화하면서 시위가 군사 쿠데타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돼 결과가 주목된다.

야당 테흐리크-에-인사프(PTI)를 이끄는 임란 칸은 17일(현지시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위를 벌이며 "샤리프 총리에게 이틀을 주겠다. 이 안에 사임하지 않으면 시민들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고 A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칸은 이어 시위 현장에 모인 지지자 1만 5천여 명과 함께 "우리는 총리가 물러날 때까지 세금을 내지 않고 불복종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칸은 지난해 5월 샤리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총선 승리가 조작된 것이라며 내각 총사퇴와 재선거를 주장해왔다.


전날 야당 파키스탄인민운동(PAT) 지도자인 타히룰 카드리도 지지자들과 이슬라마바드 진나 거리를 점거하고 "정부는 48시간 내에 의회를 해체하고 법 앞에 모습을 보이라"고 촉구했다.

칸과 카드리는 시위대와 함께 14일 펀자브주(州) 라호르를 출발, 300여㎞를 행진해 다음날 저녁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했다.

정부 측은 이들과 협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재무장관은 이날 "칸과 카드리의 모든 법적 요구를 수용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이들과 협상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야당 지도부가 샤리프 총리 퇴진을 재차 촉구하는 가운데 군부 쿠데타가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현 정부의 '무능한' 대응에 군부가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는 게 FT의 풀이다.

군사 쿠데타로 정권을 장악했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전 대통령이 2008년 물러나면서 6년간 숨을 죽였던 파키스탄군이 반(反)정권 시위가 격화하는 틈을 타 다시 정권을 잡으려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직 국회의원인 아야즈 아미르는 "정치인들이 행동에 실패하면 누군가는 행동해야 한다"며 "그래서 군에 이목이 집중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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