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방한] "교황 방문으로 순교정신 재조명"

프란치스코 교황이 16일 오전 서울 서소문성지를 방문, 환영 나온 화동들과 인사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프란치스코 교황은 방한 3일째인 16일 오전 한국 최대 천주교 순교지 서소문 성지를 참배했다. 교황이 오전 8시 50분쯤 서소문 성지에 도착하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던 500여명의 신자는 뜨겁게 환호했다.


생후 100일 된 갓난아기부터 8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신자가 참석했다. 직장인, 수험생 등 서대문 지역에 터를 잡고 생활하는 이들도 초청했다. 특히 좌석 앞줄에는 순교자의 후손들이 나란히 앉았다.

교황은 밝은 미소로 손을 흔들고, 신자의 손을 일일이 잡아줬다. 그러자 신자들은 "비바 파파"를 연호하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셀카를 찍으면서 기쁨을 표시하거나 감격에 겨워서 흐느끼는 이들도 있었다.

이날 화동을 맡은 최윤지(13, 미동초) 양은 "교황은 모든 이의 아버지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검소하고 친절하신 분이라 또래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웃었다.

이날 광화문 시복미사에서 복자로 선포된 윤지충 바오로의 8대 후손인 윤재석(74) 씨는 "일생일대 영광이다. 교황은 정말 편하고 인자하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다시 만나는 느낌"이라며 벅찬 표정을 지었다.

교황의 이번 방문으로 잊혀졌던 순교자의 순교정신도 재조명받게 됐다. 중림동 약현본당 이준성 주임신부는 "순교자들은 자유와 평등, 사랑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의 순교정신이 후대까지 이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천주교 순교자 이승훈의 후손인 이태석 신부는 "순교자는 한국교회가 큰 나무로 성장하게 한 밑거름이다. 당신들의 순교가 결실을 맺어 순교자들도 기뻐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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