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감독은 "구장이 넓다 보니 외야수들의 송구 능력도 다른 팀에 비해 떨어지게 보일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잠실구장은 홈 플레이트에서 좌우 라인이 100m, 중앙이 125m로 프로야구가 열리는 12개 경기장 중 가장 크다. 마산(좌우 97m, 중앙 114m)과는 3~11m나 차이가 난다.
공격에서도 손해가 있다는 의견이다. 양 감독은 "사실 잠실에서 담장을 맞거나 바로 앞에서 잡히는 타구는 다른 구장에서는 홈런일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 타구가 몇 개 넘어가면 타자들이 자심감이 붙어 홈런이 더 늘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잠실에서 대형 선수가 없는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것이다. 양 감독은 "사실 잠실을 홈으로 쓰는 팀은 홈런이 적어 슈퍼스타가 없다"고 분석했다. LG는 1982년 프로 출범 이후 전신 MBC 시절까지 홈런왕과 MVP가 단 한번도 없었다.
두산은 OB시절인 1995년 김상호가 25개, 1998년 타이론 우즈가 42개로 홈런왕에 오른 바 있다. 그러나 김상호는 역대 최소 갯수 홈런왕이고 우즈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괴력의 소유자로 이례적인 일에 속한다. MVP는 김상호와 우즈, 1982년 박철순 등 세 번 있었다.
때문에 양 감독은 잠실 담장 거리를 줄이면 좋겠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양 감독은 "마음 같아서는 사실 95m 정도로 펜스를 앞으로 당기고 싶다"고 말했다. LG는 지난 2009년 김재박 감독 시절 홈 경기에 한해 외야 담장을 4m 앞당기는 X존을 설치했고, 팀 홈런 129개로 1999년 145홈런 이후 최다를 기록한 바 있다. 2010시즌까지 2시즌 동안 유지됐다.
양 감독은 "만약 외야를 좁히면 이병규(7번) 같은 선수는 30~35개 정도 홈런을 날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투수들도 나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수비가 촘촘해지는 만큼 빗맞은 안타도 줄어드는 이치"라고 설명했다.
경기장을 좁히면 상대팀도 그만큼 홈런이 늘어나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 과연 양 감독의 바람이 이뤄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