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힐러리 파티장서 만나…화해 여부 주목

미국 외교정책에 대한 의견 대립으로 관계가 껄끄러워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13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의 휴양지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만났다.

이곳은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9일부터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곳으로, 두 사람은 민주당 유력 정치인인 버논 조단의 부인 앤 조단 여사의 80세 생일 파티에 참석하면서 만나게 됐다.

마서스 비니어드의 팜 넥 골프 클럽에서 열린 이날 저녁 파티에서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클린턴 전 국무장관 부부는 한자리에 앉아 함께 식사했다. 파티에는 이들을 포함해 150명 정도가 참석했다.

백악관의 에릭 슐츠 부대변인은 이와 관련, "모두 좋은 시간을 보냈다"며 "오바마 대통령 부부는 클린턴 전 장관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시간을 보내게 돼 기뻐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파티장에 언론 접근이 차단돼 오바마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 간에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실제로 화해 분위기가 조성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두 사람의 이번 만남은 민주당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인 클린턴 전 장관이 오바마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노골적으로 비판한 직후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10일 한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대(對) 시리아 정책이 '실패'라고 규정했다. 또 '멍청한 짓은 하지 마라'(Don't Do Stupid Stuff)는 오바마의 외교독트린에 대해 "위대한 국가는 원칙을 수립하는 게 필요하다"며 "'멍청한 짓은 하지 마라'는 말은 원칙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오바마 최측근인 데이비드 액설로드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트위터에서 "멍청한 짓을 하지 말라'는 이라크 점령 같은 결정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역공에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이 민주당 상원의원이던 2003년 이라크 침공에 찬성표를 던진 것을 꼬집은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이 일자 12일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오바마 대통령이나 그의 정책, 리더십을 공격하려 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하면서 진화에 나섰다.

클린턴 전 장관은 이날 마서스 비니어드의 서점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힘든 선택들'(Hard Choices) 북사인회에서도 취재진에 "우리도 다른 모든 파트너나 친구들처럼 의견이 불일치할 수 있다"며 "나는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복무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다"며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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