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단체 지도자 11명은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를 방문, 반 총장을 면담하고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저지른 국제법 위반사례를 적시한 편지를 전달했다고 유대인 권익단체 시몬 비젠탈 센터 설립자 겸 소장인 마빈 하이어 랍비가 13일 (현지시간) 밝혔다.
이들은 유엔이 가자지구를 장악한 하마스가 이스라엘 민간인 거주지역에 쏜 로켓 발사장소로 가자지구의 유엔 학교를 활용하고 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시간30분가량 반 총장을 만났다는 하이어 랍비는 "유엔이 줄곧 팔레스타인을 일방적으로 편드는 발언을 내놔 매우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하이어 랍비는 특히 반 총장이 지난 12일 "이스라엘이 민간인과 전투원을 구분하고 과잉대응을 금지한 국제 교전규칙을 존중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한 사실을 문제삼았다.
반 총장은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사망한 1천900명 가운데 대다수가 민간인이며 어린이도 459명이나 숨졌다면서 이스라엘 측 사망자 67명 가운데 민간인은 단 3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유대인 단체 지도자들은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활용하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반박했다.
아브라함 쿠퍼 랍비는 "유엔 수장이라는 사람이 거들어주니 하마스가 대놓고 민간인을 인간방패로 삼는 전략을 더 노골적으로 쓰고 있다"고 힐난했다.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반 총장은 자국민 안전에 대한 이스라엘의 우려를 충분히 이해하지만 무고한 민간인 사상자 발생을 막으려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공격을 멈춰야 한다고 여러 차례 되풀이해 말했다"고 면담 내용을 설명했다.
그는 또 "반 총장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로켓으로 공격하고 공격용 땅굴을 판 데 대해 자주 비난해왔다는 사실을 유대인 단체 지도자들에게 상기시켰다"면서 "반 총장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 정치적 협상만이 평화와 안전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반 총장은 가자 사태에서 이스라엘을 줄곧 비난하는 태도를 견지해왔고 특히 이스라엘 군이 민간인 대피장소로 쓰이는 가자 지구 유엔 학교를 폭격한 데 분노를 표명한 바 있다.
반 총장은 그러면서 팔레스타인 측에도 이스라엘에 로켓을 더는 쏘지 말라고 촉구하고 휴전 협정을 위반한 것도 잘못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