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특별전에 작품을 전시한 국내 작가 11명과 일본 3명의 작가 그리고 나치 저항 목판화가인 케테 콜비츠 작품을 대여한 일본 미술관 측은 14일 광주 비엔날레 재단 대표 이사 및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에게 이메일로 이번 사태와 관련한 탄원서를 보냈다.
이들 국·내외 작가들은 탄원서에서 "자신들은 광주 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프로젝트 특별전인 <달콤한 이슬 : 1980년 그 후> 전의 전시 주제인 ‘광주정신’에 공감해 참가를 결정했으나 홍성담 작가가 제작한 <세월 오월> 작품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면서 전시 유보 결정과 함께 책임 큐레이터까지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가 시작되고 전시 본래 기획의도마저 상실됐다고 지적했다.
이들 국·내외 작가는 특히, 홍 작가의 <세월 오월> 걸개그림은 광주시민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해 1980년 5월 광주의 장면부터 세월호까지를 전국의 작가들이 협동 창작을 통해 제작한 작품인 데 박 대통령을 허수아비로 묘사한 극히 일부 장면의 "정치적 논란"이 제기되고 이로 인해 문제가 된 장면이 수정까지 됐는데도 전시가 유보되는 사태에 이르러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들 작가는 또, 이번 특별전의 총괄 큐레이터인 윤범모 가천대 교수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결정된 홍 작가의 작품 전시유보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 침해와 전시유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불가피하게 사퇴하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들 국.내외 작가는 오는 16일까지 홍 작가의 걸개그림 작품이 전시되고 파행을 빚는 이번 특별전이 완성될 수 있도록 책임 총괄 큐레이터가 복귀되지 않으면 자신들의 전시 작품을 즉각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탄원서에는 광주비엔날레 20주년 기념 특별전에 참여한 국내 작가 17명에서 이미 작품을 철수한 3명을 포함해 11명이 참여했고 외국에서는 일본 작가 3명과 케테 콜비츠 목판화 작품 49점을 대여한 일본 사키마 미술관장이 서명했다.
이에 따라 이들 국.내외 작가가 전시 작품을 철수 및 회수하면 이번 특별전이 사실상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어 20년 동안 쌓아온 광주 비엔날레의 국제적 명성과 세계적 위상에 심각한 타격이 현실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오는 9월 4일 개막하는 2014 광주 비엔날레 본전시마저 악영향을 미치는 것 아닌지 우려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광주 비엔날레 재단 및 특별전의 나머지 6명의 큐레이터는 13일 재단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홍 작가의 작품 전시 유보로 촉발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대토론회를 준비기간을 거쳐 오는 9월 16일 열어 이를 통해 생산된 내용을 토대로 큐레이터들에게 다시 작품 전시 여부를 물어 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재단 이용우 대표이사는 그때도 큐레이터들이 전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 재단이 전시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재단 측은 그러면서 이번 특별전 전시장인 광주 시립 미술관에 한 점의 작품이 남아 있더라도 전시행사를 계속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단 측이 홍 작가의 작품 전시 유보 이후 예술인 창작의 자유 및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며 문화예술단체는 물론 시민사회단체까지 항의 성명이 잇따르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시간벌기용 미봉책을 긴급하게 내놓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홍 작가는 "한 달 뒤에 대토론회를 통해 자신의 작품 전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이번 사태를 모면하려는 재단 측의 꼼수에 불과해 토론회에 불참하겠으며 토론회를 개최하더라도 자신의 작품을 먼저 전시한 뒤 전시를 계속할지 의견을 묻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광주 비엔날레 재단 측은 한 달 뒤 대토론회를 통해 홍 작가의 작품 전시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시간벌기에 나선 가운데 국·내외 작가들이 16일까지 홍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지 않으면 자신들의 작품 철수를 통보하며 양측이 정면 충돌해 광주 비엔날레 창립 20주년 특별전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