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간지 USA 투데이와 의회전문지 힐은 버그달의 동료 소대원 6명이 버그달을 '영웅'이 아닌 '탈영병'으로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전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 31일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수용 중이던 테러 용의자 5명과 '최후의 아프간 미군 포로' 버그달을 맞바꿔 아프가니스탄에서 그를 데려왔다.
관타나모 수감자 석방 과정의 적법성과 버그달의 탈영 의혹이 맞물리면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결단은 정치 문제로 비화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야후 뉴스가 입수한 책 초안에 따르면 동료 병사들은 버그달을 '동료를 위험에 빠뜨린, 계획적인 탈영병'이라고 묘사해 수그러들지 않는 그의 탈영 의혹을 강하게 추궁했다.
한 전직 동료는 출판 관계자와의 인터뷰에서 버그달이 탈레반과의 전투에 호전적인 성향을 드러냈다고 증언했으나 대다수 병사는 그가 실종 직전 느닷없이 '전초기지가 둘러싼 산에서 길을 잃는다면 어떻게 될지 얘기해보자'고 말하고 현지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며 '계획된 탈영'을 강조했다.
이들은 또 버그달이 노트북 컴퓨터와 사진 등 개인 물품을 집으로 부쳤다고 덧붙였다.
동료들은 버그달 실종 후 '그와 비슷한 이상한 미국인이 기지 밖 갈대밭을 기어다닌다'는 제보 등을 추적해 그를 미친 듯 수색했지만 찾는 데 실패했다.
결국 주둔지를 떠나 탈레반에 잡힌 버그달이 미국 정부와 탈레반의 협상으로 마지막 포로라는 '영웅' 대접을 받고 지난 6월 초 도착하자 동료 병사들은 그야말로 뿔이 났다.
버그달 관련 책과 영화 제작에서 쓴소리를 퍼부은 동료 병사들은 야후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버그달에 대한 기록을 올바르게 바로 잡고 싶었다"고 말했다.
버그달의 선임병이었던 에번 베토는 "오바마 대통령이 그를 전쟁 영웅으로 부르는 순간, 우리는 가만히 앉아 있을 수밖에 없었다"며 "진실을 말하고 싶었고, 이것이 오바마 대통령을 몹쓸 사람으로 만든다고 해도 내 잘못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병사들과 접촉한 출판사 사이먼 앤드 슈스터의 편집자 새러 듀런드는 버그달을 다룬 책을 두고 2004년 존 케리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현 국무장관)의 베트남전 전공에 의혹을 제기한 책과 비슷하다고 비교했다.
케리와 베트남전에서 함께 근무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로 구성된 '진실을 위한 쾌속정 참전 용사들'이라는 공화당 지지단체는 당시 대선에서 책을 펴내고 케리 후보의 전공 조작 의혹을 공론화해 그의 낙선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이를 두고 버그달의 송환을 추진한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에 비판적인 보수주의자들이 버그달 관련 책을 상대방 공격의 호재로 삼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와 달리 버그달이 5년간 억류 당시 고문당했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 책도 있다고 힐은 소개했다.
영화사 쪽에서는 버그달 사례를 바탕으로 아프간 미군 병사들의 활약상을 다룬 '론 서바이버'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와 같은 액션영화 제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버그달은 7월 중순부터 텍사스주 샘 휴스턴 기지에서 현역병으로 복무 중이다. 군 수사 기관은 주변 인물을 통해 아프간에서 그의 행적을 조사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