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오전 11시께 대전 중구 오류동 한 아파트에 사는 성모(75)씨는 한 전화를 받았다.
수화기 너머에서는 "아버지 살려주세요"라는 남성의 비명소리와 "당신 아들을 납치했으니 200만원을 보내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말이 들렸다.
놀란 성씨는 아파트 경비원에게 "아들이 납치돼 은행에 가는 중이니 신고를 대신 해달라"고 말한 뒤 다급하게 은행으로 향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인근 은행에서 돈을 보내려고 하는 성씨를 발견했다.
경찰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성씨에게 "보이스피싱인 것 같다"고 말했으나 성씨는 경찰의 말을 쉽게 믿지 않았다.
아들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달라는 경찰의 말도 거절했다.
경찰은 114에 성씨 아들이 근무하는 병원 전화번호를 물어 통화했고 아들이 납치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 성씨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경찰 한 관계자는 "보이스피싱은 한 번 당하면 피해금액을 되돌려 받기가 어렵다"며 "추석을 앞두고 노인들을 노린 이런 범죄가 기승을 부리니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