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朝日)신문은 13일 '전후 69년 역사를 잊지 않을 후대의 책무'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2차 대전 때 일본군이 아시아 여러 나라로 전쟁의 재앙을 확산하고 시민이 전쟁에 말려들게 한 역사를 잊어서는 안 된다며 이런 뜻을 강조했다.
이 신문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역사를 잊지 않겠다는 뜻을 국내외에 밝히는 것이 후대의 책무라고 규정하고 "그래서 8월 15일 역대 총리가 전몰자추도식에서 가해책임을 언급하는 관례가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베 총리가 제1차 정권 때인 2007년에는 '아시아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 대해 큰 손해와 고통을 줬다'고 말했음에도 작년에는 다른 선택을 했다"며 "올해야말로 일본 국민을 대표해 다시 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신문은 침략전쟁을 반성하는 것이 '자학사관'이라고 깎아내리는 우익 세력의 인식에 관해 "표면적인 나라의 위신을 신경 쓰며 과거를 얼버무리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과거에서 교훈을 올바르게 끌어내야만 자랑스러운 나라"라고 주장했다.
또 전신인 '도쿄아사히신문'이 1894년 7월 29일 조간에서 "전쟁은 재해가 아니라 오히려 진보의 방법"이라고 청일 전쟁의 개시를 환영하는 사설을 실으라고 언급하며 "화포의 발달이 낳을 잔학함에 대한 인식도 희박했는지 모르겠다"고 평가하고 대전의 경험이 전쟁을 막아야 한다는 믿음의 기반이 됐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청일전쟁 개전 120주년을 맞아 중국의 군비 확장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우리나라는 해군을 기본으로 하는 강대한 해상권을 확립해 국가의 주권·안전을 지키는 능력을 높이고 청일전쟁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논평한 것에 대해 "작금의 군비확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역사를 이용하는 것은 올바르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