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은 이를 위해 현재 호주 다윈 기지에 순환 배치된 1천200명의 미 해병 병력을 수년 내 2천500명으로 확대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 호주의 줄리 비숍 외교장관과 데이비드 존스턴 국방장관은 12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연례 호주. 미국 장관급회담(AUSMIN)에서 양국 간 협정에 서명하는 한편 이라크 사태 공동대응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양국 장관들은 이라크 사태 외에도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우크라이나 사태 ▲북핵 문제 ▲남중국해 긴장 완화 방안 ▲미사일방어체제 구축을 위한 호주 군함의 동북아 배치 ▲미군 병력의 호주 추가 배치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케리 장관은 이날 회담 뒤 연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호주는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외국인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문제를 유엔에서 논의할 것"이라며 "이들의 위협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군 전투병력이 다시 이라크로 진입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전제하고 "미국은 새로운 이라크 정부를 전폭적으로 지지할 준비가 돼 있으며, 모든 이라크인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정부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반도 정책에 대해 언급하면서 "미국의 입장은 분명하다"며 "우리는 북한이 국제적 의무를 준수할 때에만 북한과의 관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미국이 현재 이라크에서 인도적 차원의 지원만을 하는 호주에 한층 광범위한 군사적 지원을 요청할 가능성에 관심이 쏠렸으나, 이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호주군은 현재 허큘리스 수송기 2대를 이라크 북부로 보내 현지 난민에 생필품을 공급하는 인도적 차원의 지원만을 하고 있다.
헤이글 장관은 이라크 난민을 돕기 위한 호주의 인도적 지원에 사의를 표하면서도 한층 광범위한 호주의 군사적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날 회담에서는 또 북핵 공동대응 방안과 함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강화, 미군 전투기와 폭격기를 호주 다윈 기지에 추가로 배치하는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케리 장관은 "MH17기를 격추한 비양심적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호주와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같은 영어권인 영국, 캐나다, 뉴질랜드와 함께 최상급 기밀정보를 공유할 정도의 맹방인 미국과 호주는 매년 장소를 달리해 연례 장관급회담을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 AUSMIN은 13일까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