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배터리, 항공기 안전 위협"<美연방항공청>

스마트폰, 무선기기, 전기 자동차 등에 다양하게 쓰이는 리튬 배터리가 폭발할 수 있고 알려진 것보다 가연성이 높다는 새로운 조사 결과가 나와 항공기 내에서 사용하거나 적재했을 때 안전성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항공청(FAA)은 많은 항공사가 기내 종이 도표를 랩톱이나 태블릿PC로 대체하고 있어 충전식 리튬-이온 배터리에 불을 붙였을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에 관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조종석은 5분여간 계기판과 창밖을 분명하게 볼 수 없을 정도로 짙은 연기에 휩싸였다.

또 다른 실험에서는 항공기 화물칸에서 D 사이즈 비충전식 리튬 배터리 1개를 가열한 결과 연소 대신 폭발했으며 용기 뚜껑이 열릴 정도로 위력이 강하고 많은 연기가 났다.

FAA는 11일(현지시간) 리튬 전지 안전성 실험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충전식 배터리는 여객기 화물칸에 대량 적재할 수 있어 이번 실험 결과는 안전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리튬 배터리가 폭발하면 항공기 소화기 시스템이 무력화할 수 있어 위험성을 더해주고 있다.

미국 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의 마크 로저스 국장은 "지금까지 못 본 결과이며 현재 항공기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국제 항공감독기관과 항공사, 노조 및 배터리 제조사의 실무자들은 다음 달 9일 독일 쾰른에서 회동, FAA 조사 결과를 논의하고 리튬 배터리 안전과 관련해 추가 규제가 필요한지를 결정한다.

리튬은 충전상태가 오래가고 가벼우면서 방열 효과가 커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충전식 리튬 배터리 시장은 2000년 30억 달러에서 지난해 117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리튬 배터리는 유익한 만큼 위험성도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세계적 물류 운송업체인 미국 UPS의 화물기가 8만1천개의 리튬 배터리를 싣고 2010년 9월 두바이 공항을 떠난 후 기내 화재로 추락했으며 이 회사의 또다른 화물기는 2006년 2월 화물칸에서 화재가 발생, 필라델피아 공항에 비상 착륙했다.

테슬라 모터스와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차에 장착된 리튬 배터리도 금속으로 뚫자 불이 붙었다.

리튬 배터리는 충전식과 비충전식 2개 타입이 있으며 연소 방식이 다르다.

미국 민간항공사들은 2004년부터 비충전식 리튬 배터리의 기내 휴대를 금지하고 있다.

비충전식 리튬 배터리를 연소할 때 자체적으로 산소를 발생시켜 기내 설치된 소화시스템으로 진화할 수 없다. 반면 충전식 리튬 배터리는 연소하기는 하지만 실험 결과 소화기로 진화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져 기내 휴대가 허용되고 있다.

FAA는 충전식과 비충전식 리튬 배터리 모두 가열되거나 불이 붙었을 때 예상 못 한 반응이 나타난다면서 제조 과정의 변화가 매우 다른 반응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FAA의 화재안전 담당부서 매니저인 거스 사커스는 지난 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회의에서 "불행히도 실험을 거듭할수록 우려감이 커진다"며 리튬 배터리 안전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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