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은 위기가 심화하는 이라크 사태와 관련 12일(현지시간) 브뤼셀에서 대표자 회의를 열어 쿠르드군에 대한 무기지원 등 긴급대응 방안을 논의한다고 AFP 등 외신이 11일 보도했다.
EU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프랑스 로랑 파비위스 외무장관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으며 이라크 북부지역의 야지디족 난민 구호와 이라크 쿠르드자치정부(KRG) 군대에 대한 지원 등 현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의장국인 이탈리아의 공식 제안으로 소집됐으며 결론을 도출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프랑스는 직접적인 군사개입에는 반대하지만, 이라크 위기 해결을 위해 EU가 쿠르드군에 대한 무기 지원에 나서야 군사지원론을 주도하고 있다.
파비위스 외무장관은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 고위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쿠르드족의 무기지원 호소를 받아들여 EU가 행동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파비위스 장관은 전날 이라크 방문 일정을 마치고서 '프랑스2'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쿠르드군이 방어와 반격에 필요한 확실한 장비로 무장해야 한다"며 EU 차원의 쿠르드군에 대한 무기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은 IS에 대한 공습과 병행해 쿠르드자치정부(KRG)에 무기를 직접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언론 인터뷰에서 "유럽 회원국들이 IS 격퇴를 위한 효율적인 수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군사 개입 대신 쿠르드 정부에 군사차원의 지원은 논의될 수 있다"고 밝혔다.
영국 정부도 이라크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개입 계획은 없지만, 난민 지원과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군에 대한 군사작전 지원 등 방안은 가능하다는 태도를 지키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날 이라크 현안 논의를 위해 여름철 휴회를 접고 임시의회를 소집해야 한다는 요구가 제기됐지만 총리실은 이런 제안을 거부했다.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은 이날 휴가 중인 총리를 대신해 안보회의를 개최하고서 "현재로는 이라크 문제에 군사적으로 개입할 계획은 없으며, 임시의회 소집도 필요하지 않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앞서 보수당 일각에서 제기된 이라크 군사개입론에 대해서도 "군사개입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은 바 있다.
영국 정부는 이라크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활동을 위해 800만 파운드(약 140억원)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구호품 배급을 위해 이라크에 공군 수송기를 급파한 데 이어 인도적 임무 수행 목적의 전투기 파견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뉴스는 군 관계자를 인용해 정부가 미국의 요청을 고려해 이라크 IS 점령지역에서 특수 장비를 갖춘 공군 토네이도 전투기가 난민 지원을 위한 정밀 정찰 활동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