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대통령, 현 국회부의장 총리로 지명

정부 구성 공식 요청…알말리키 반발 가능성

이라크의 푸아드 마숨 대통령이 11일 하이데르 알아바디(62) 현 국회부의장을 새 총리로 공식 지명했다.

마숨 대통령은 이날 국영방송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알아바디 총리가 새 통합정부를 구성해 이라크 국민을 보호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라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는 앞으로 30일 안에 새 정부를 구성해 의회의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이라크 시아파 정치세력 연합체인 '국민연대'는 이에 앞서 성명을 내고 알아바디 부의장을 차기 총리로 추대한다고 밝혔다.


바그다드에서 태어난 알아바디 총리 지명자는 영국 맨체스터 대학 박사 출신으로 현재 제1국회부의장을 맡고 있다.

국민연대에는 알말리키 총리의 법치연합과 최고이슬람이라크위원회 수장인 유력 성직자 암마르 알하킴이 이끄는 알무와틴 연합, 시아파 성직자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따르는 알아흐라르 블록 등 주요 시아파 정치 세력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알말리키 현 총리는 자신이 이끄는 법치연합이 원내 최대 정파라며 3선 연임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어 반발이 예상된다.

이라크 헌법에 따르면 대통령은 취임 후 15일 안에 원내 최대 정파에게 총리 지명과 정부 구성을 요청해야 한다.

법치연합은 지난 4월30일 총선에서 전체 328석 가운데 92석을 차지해 최다 의석을 확보했다.

그러나 원내 최대 정파가 어느 세력인지를 두고 알말리키 총리는 법치연합이라는 입장인 반면, 시아파 정치세력은 국민연대가 최대 정파라고 주장해 왔다.

이라크에서는 2003년 미군 침공 이후 사실상 암묵적 합의에 따라 총리는 시아파 아랍계, 국회의장은 수니파 아랍계, 대통령은 쿠르드계가 각각 맡아 왔다.

지난달 24일 취임한 마숨 대통령은 국민연대가 차기 총리를 놓고 여태껏 합의를 이루지 못하자 헌법 상의 시한인 지난주 후반까지 차기 총리를 지명하지 못했다.

이에 알말리키 총리는 이날 새벽 0시를 기해 긴급 TV연설을 통해 차기 총리 지명을 늦추는 마숨 대통령을 상대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히고 이를 전후해 특수부대를 비롯한 친위부대를 바그다드 곳곳에 배치했다.

이라크 연방최고법원도 이날 원내 최대 정파가 알말리키 총리의 법치연합이라는 유권해석을 발표해 앞으로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알말리키 총리는 2006년 취임한 이래 수니파 차별정책으로 이슬람 수니파 반군의 봉기를 야기했다는 비판과 함께 국내외에서 거센 퇴진 압력을 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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