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일 외무상 13개월 만에 접촉…형식·내용 '베일'

납치문제·과거청산 거론 가능성

북한과 일본의 외무상이 13개월 만에 국제회의를 이용해 접촉했으나 어떤 형식으로 무슨 논의를 했는지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미얀마 수도 네피도를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은 10일(현지시간) 오후 리수용 북한 외무상과 접촉했다고 이날 밝혔다.

기시다 외무상은 "이 외부상과 인사하고 악수했다. 쌍방이 각자의 입장에 관해 발언했다"며 납치 문제를 재조사하는 "특별조사위원회나 핵·미사일 개발 문제에 관해 일본 측의 생각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리 외무상을 처음 대면한 것에 관해 "이 외무상의 사람됨에 관해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 만남의 의의는 "앞으로 북일 관계가 어떻게 나아가느냐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은 이번 만남이 ARF 중간에 단시간 동안 이뤄졌으나 두 외무상이 선 채로 접촉한 것이 아니라 착석한 상태로 대화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 정부 측이 만남의 형식이나 논의 내용을 구체화하지 않은 것은 한국·미국과 함께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납북자 문제를 두고 북한과 긴밀하게 대화하는 등 양다리를 걸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기시다 외무상은 북한이 납치문제 재조사에 성실하게 응하고 핵개발이나 탄도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을 자제하라고 촉구했고 북한은 북일 수교를 염두에 두고 과거 청산 등에 관해 의견을 제시했을 것이라고 일본 언론은 추정하고 있다.

두 외무상이 만나기 전에 오노 게이이치(小野啓一) 일본 외무성 북동아시아과장과 리흥식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장도 저녁 식사 시간에 서서 대화를 나눴다.

일본 외무성은 이들이 인사를 나눈 수준이라고 설명했으나 9월 초에 이뤄질 납북자 재조사 결과 중간보고에 관한 정보 교환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작년 7월 ARF 이후 13개월 만의 외무상 접촉이고 리 외무상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측근인 만큼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과 일본은 납북자 재조사에 관한 합의를 공개하기 전인 올해 초부터 베트남 등 제3국을 이용해 비밀 접촉을 하는 등 물밑에서 논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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