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는 10일(한국 시각) 미국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원정에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5타수 4안타를 때려냈다. 1회와 3회, 7회, 9회 등 5회만 빼놓고 빠짐없이 안타를 날렸다.
지난 2005년 빅리그에 데뷔한 이후 9시즌 만의 1000안타다. 전날까지 통산 996안타였던 추신수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날린 우전 안타로 꼭 1000개째를 채웠다. 이날 시즌 100개째 안타이기도 했다.
▲힘든 마이너 생활-트레이드 이겨내고 성공 신화
힘든 시절을 겪어내고 이룬 기록이라 더 값지다. 추신수는 부산고 재학 중이던 지난 2000년 8월 시애틀과 137만 달러 계약을 맺고 이듬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후 눈물젖은 빵을 먹으며 마이너리그 생활을 보내야 했다. 유망주로 꼽혔지만 당시 시애틀 주전 우익수는 일본의 천재 타자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가 버티고 있었다.
2005년에야 빅리그를 밟은 추신수는 그해 10경기 출전했다. 5월4일 LA 에인절스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뽑아내기도 했다. 2006년에도 4경기에 나서 1안타를 날렸던 추신수는 이후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됐다.
2008년에는 5월 말부터 주전을 꿰찼다. 94경기 출전 타율 3할9리 98안타 14홈런 44타점을 기록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2년 연속 타율 3할과 20홈런-20도루를 찍고 수준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2009년 커리어 하이인 175안타를 때려냈고, 이듬해도 165안타를 기록했다.
▲2013년 FA 잭팟, 올해는 부상으로 부진
지난해 신시내티에서는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154경기 타율은 2할8푼5리로 조금 낮았으나 출루율 4할2푼3리, 107득점, 112볼넷으로 내셔널리그(NL) 2위에 오르며 정상급 톱타자로 인정받았다. 162안타에 21홈런 20도루도 곁들였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추신수는 지난해 12월 텍사스와 7년 1억3000만 달러(약 1380억 원)의 FA(자유계약선수) 대박을 터뜨렸다. 박찬호가 2001년 텍사스와 맺은 5년 6500만 달러를 넘는 한국인 최고액이었다. 한 달 뒤 다나카 마사히로가 뉴욕 양키스와 7년 1억5500만 달러 계약을 맺기 전까지 아시아 선수 최고 몸값이었다.
부상 여파로 6월 타율 1할7푼9리, 7월 2할1푼9리로 부진했다. 한때 3할7푼을 찍었던 타율은 2할5푼 이하로 떨어졌다. 몸값을 못한다는 비판도 들어야 했다.
올해 추신수는 좌익수로 61경기, 우익수로 6경기로 나섰고 발목과 수비 부담이 없는 지명타자로도 40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10일 경기 후 론 워싱턴 텍사스 감독이 "추신수의 발목이 나아지면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여전히 발목이 완전치는 않다.
▲8월 타율 3할 회복세, 5경기 연속 안타
하지만 8월 들어 조금씩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다. 최근 5경기 연속 안타 등 타율 3할3리를 기록 중이다. 10일 4안타는 개인 1경기 최다 타이다. 이런 가운데 의미 있는 기록까지 달성해 남은 시즌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대기록 달성 후 추신수는 "처음 메이저리그에 왔을 때 1000안타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2001년 미국 진출 당시 상상조차 할 수 없던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야수로는 최희섭(KIA)이 있었지만 2002년부터 2005년까지 4년 동안의 짧은 빅리그 시즌을 보냈다. 통산 기록은 타율 2할4푼 220안타 40홈런 120타점.
그만큼 야수로서 한국 선수들이 성공하기 힘들었다는 뜻이고 추신수의 기록이 대단하다는 방증이다. 일본 선수 중에도 1000안타는 이치로(2811개)와 은퇴한 마쓰이 히데키(1253개)뿐이다. 지난해 추신수는 빅리그 100홈런-100도루 기록까지 세웠다.
정상급 야수로 인정받은 한국인 빅리거 추신수. 추추 트레인의 질주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