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동희·김신일·노순태·장지아…2014 올해의 작가는 누구?

국립현대미술관은 '2014 올해의 작가상' 후보로 선발된 구동희, 김신일, 노순택, 장지아 작가의 개인전을 11월 9일까지 경기도 과천시 과천관에서 연다. 올해 3회 째를 맞이한 이 상은 역량있는 현대미술 작가를 후원하기 위해 제정됐다. 올해의 작가는 9월 중 선정하며, 선정된 1인에게는 영상 다큐멘터리 제작 및 방영 혜택을 제공한다.

구동희 작가 '재생길'
구동희(40) 작가의 작품명은 '재생길'로, 장방형 대칭구조인 전시장에 36개의 모듈로 270도 회전하는 뫼비우스 띠 형태의 구조물(길이 75m)을 설치했다. 작가가 서울랜드의 롤러코스터 트랙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이 구조물 옆에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관객의 시점으로 찍은 영상이 무한 반복된다. 작가는 작품의 설명적 요소를 배제하고 관객이 스스로 해석할 여지를 남겨둔다. 구조물 안으로 들어가려면 안전모를 쓰고, 안전동의서에 사인해야 한다.

김신일 작가 '이미 알고 있는'
김신일(43) 작가의 작품 주제는 '이미 알고 있는'이다. 작가는 전시장 안에 2.4m 높이의 문자블록 구조물을 세워 고정된 관념의 해체를 시도한다. 문자블록에는 마음, 믿음, 이념 세 단어가 새겨져 있지만 수시로 변하는 빛 때문에 읽기가 쉽지 않다. 이때 문자는 어떤 의미를 가진 글자가 아니라 단지 보여지는 대상일 뿐이다. 전시장에 빛 감지 센서를 설치해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전시공간 전체의 빛이 조절된다. 어두울 때는 청각이, 밝을 때는 시각이 부각된다.

노순택 작가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
사진작가 노순택(43)은 평택 대추리 미군기지 시위, 제주 강정 해군기지 건설 반대집회, 밀양 송전탑 건설 반대시위 등 서로 이해관계가 상충하는 시위현장의 사진을 주로 찍어왔다. 신작 '무능한 풍경의 젊은 뱀'은 사진에 대한 작가의 반성적 시각을 반영한다. 작가는 사회적 갈등현장에서 셔터를 눌러대는 사람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카메라가 때로는 상대에게 공격무기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젊은 뱀'은 맥락 없이 프레임 안의 풍경만 제시하는 사진의 속성을 의미한다.

장지아 작가. 아름다운 도구들 3
장지아(41) 작가는 사회적으로 금기시되는 욕망을 설치·퍼포먼스 작업을 통해 구현하고 잠재된 본능을 일깨운다. 그래서 이번 작품 주제도 '금기는 숨겨진 욕망을 자극한다'이다. 신작 '아름다운 도구들 3'은 중국에서 들여온 수레용 바퀴 12개를 오브제로 삼은 작품이다. 바퀴를 돌릴 때마다 깃털이 안장을 스치면서 음부를 자극하는데, 고통과 쾌락이 공존하는 순간을 잘 표현한다. 퍼포먼스를 할 때 울려퍼지는 그레고리안 성가와 디딜방아타령이 의외로 조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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