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투수 클레이튼 커쇼(13승2패)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팀 내 다승 1위 및 메이저리그(MLB) 전체 다승 공동 3위에 올랐다.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윌리 페랄타(밀워키)가 14승6패로 1위다.
류현진은 평균자책점(ERA)도 3.39에서 3.21로 낮췄다. 14승8패를 거뒀던 지난해 ERA 3.00에도 근접했다.
특히 2년 연속 LA 지역 라이벌 에인절스를 울렸다. 지난해 5월29일 류현진은 에인절스와 홈 경기에서 MLB 데뷔 첫 완봉승을 따냈다. 9이닝 7탈삼진 2피안타 무사사구 역투로 3-0 승리를 이끌었다.
1년여가 지나 장소를 옮겨 적지에 등판했지만 에인절스 천적은 여전했다. 특히 지난해 대결 때 전력이 약했던 에인절스는 올해 MLB 전체 승률 2위(5할8푼8리)의 완전체의 전력을 뽐내던 터였다. 에인절스는 5일 사이영상 출신 다저스 선발 잭 그레인키를 무너뜨리며 막강한 타선을 자랑했다.
▲소시아 감독 "RYU, 직구-체인지업 좋더라"
하지만 류현진 앞에서는 그야말로 '착한 천사(에인절)'였다. 단 1점도 따내지 못하며 영봉패, 라이벌 대결에서 자존심을 구겼다.
마이크 소시아 에인절스 감독은 경기 후 류현진에 대해 "정말 좋은 직구와 체인지업 조합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이어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졌고, 우리는 그의 공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지난해도 소시아 감독은 류현진에게 완봉패를 당한 뒤 똑같은 칭찬을 했다. 당시 경기 후 그는 "류현진이 우리 팀을 상대로 좋았다"면서 "직구를 기본적으로 던진 뒤 좋은 체인지업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류현진은 체인지업의 위력이 떨어져 고민했다. 그러나 이날은 100개 투구 중 20개의 체인지업을 던졌고, 25타자 중 6번 승부구로 쓰였다. 안타 1개만 내줬을 뿐 나머지 5개 타구는 모두 내야를 넘지 못했다.
최고 구속 153km의 직구와 함께 이날 체인지업이 효과적이었다. 지난해 완봉승 때도 류현진은 153km 직구에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재미를 봤다. 1년 전과 판박이처럼 닮은 적장의 칭찬, 류현진의 변함없는 견고함과 함께 체인지업의 부활을 알린 방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