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연합 정청래 의원은 이날 오전 트위터에 "7.30 이후 새누리당의 막무가내로 무척 힘들었을 것이다. 아니 불가능했을지도….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이해해도 협상의 내용에 동의할 수 없다"는 글을 올렸다. "성역 없는 진상조사가 불가능하기에 찬성할 수 없다"면서 유가족과 국민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새정치연합 박영선 원내대표가 전날 상설특검법에 따른 절차를 준용해 특검을 추천하기로 합의한 데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힌 것이다. 7.30 재보선 패배 이후 출범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사실상 유일한 지도부인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에 대한 첫 공개 성토였다.
정 의원은 잇따라 트위터에 글을 게시하며 차츰 비판 수위를 높였다. 두번째 글에서는 "전례 없는 참사에 전례 없는 특별수사 조항이 협상의 마지노선. 저는 유가족과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협상은 굳이 안 해도 된다고 생각했다"며 거듭 사과했다.
이어 올린 글에서는 "이건 우리가 원하던 세월호 특별법이 아니다. 그냥 세월아~ 네월아~ 그저그런 법이다"며 "전례 없는 특별한 임전무퇴의 투쟁심으로 협상에 임하고 아니면 과감하게 깨고 국민과 함께 전면전에 나섰어야 할 중대한 사안인데 참 아쉽고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네번째 글에서는 "아무리 생각하고 또 생각해도 이건 아니다"면서 "유가족과 국민들을 믿고 끝까지 배짱 있게 밀어붙여야 했다. 선명야당은 이렇게 해야 국민이 먹어준다. 판단미스다. 난 국민만 믿고 행동하겠다"고 선언했다.
정 의원이 물꼬를 트자 숨죽이고 있던 다른 의원들도 공개적인 비판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은수미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세월호 특별법 전격 합의 동의할 수 없다"며 "월요일 의총에서 재논의를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 국회 남문 앞 출입 통제된 유가족과 함께 있다"면서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때는 버티고 견디며 제 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종학 의원도 '허물이 있으면 고치기를 꺼리지 말라'는 뜻의 성어 '과즉물탄개(過則勿憚改)'를 인용해 "오늘 또 잘못했다고 많은 분들이 지적한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잘못된 결정을 했다면 바꾸면 된다"면서 "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용기이고 그 용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은 지지자들이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당 내부에서는 전날 합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긴 했지만 다들 실명 비판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위기에 빠진 당이 자칫 더 큰 수렁에 빠질 수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이에 대해 박영선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세월호 유가족 대표들을 만난 후 기자들에게 "진상조사위의 기간이 우리는 최소한 1년 6개월 된다"며 "진상조사위의 결론 가지고 특검을 하기 때문에 진상조사위가 얼마나 충실하게 조사를 할 수 있게 하느냐가 세월호 특별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여야 합의 과정에서 특검 추천권을 포기하는 대신 진상조사위에 유가족이 추천하는 3명을 포함시키는 야당안을 관철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