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눈물은 거짓이었습니까" 세월호 특별법 재협상 요구

9일 광화문광장 촛불집회·15일 10만명 규모 범국민대회 예정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시민사회가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는 '국민과 유가족 뜻을 거스르는 것으로 무효'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유가족들은 "정권을 비판하는 '항의 행동'을 전국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며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8일 오전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날 이뤄진 여·야의 세월호 특별법 합의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수사권과 기소권이 없는 특별법 야합은 무효"라고 주장했다.

대책위 측은 "(여·야) 합의 내용은 '진상조사특별위원회의 수사권과 기소권 보장'이라는 '알맹이'를 빼먹은 껍데기"라면서 "대통령이 입맛대로 임명하는 상설특검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쥐고 허울로만 유족 참여를 보장할 뿐"이라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소속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세월호 특별법은 수사권·기소권이라는 알맹이를 빼먹은 껍데기로 유가족과 국민의 뜻을 거스르는 것으로 무효”라며 재협상을 촉구하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또 "세월호 이전 시대는 죽음의 시대"라며 "여·야가 합의한 국가 법 체계는 세월호 이전의 체계로, 우리는 죽음의 법 체계를 깨뜨리고 생명의 법 체계를 마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책위 측은 특히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이 '야합'을 파기하지 않으면 합당한 책임을 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정치권이 책임자 처벌을 위해 무엇을 했나. 400만 국민이 특별법에 서명할 때 130여 석을 가진 새정치민주연합은 무엇을 했나"라고 부르짖으며 배신감을 드러냈다.

또 "진상조사위에 수사권과 기소권 부여를 반대하고 유가족들을 노숙자로 비하한 새누리당, 그리고 독립적 특검을 강력하게 주장하고도 특검추천권까지 포기한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을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대통령이 구성원을 임명하는 특검이 과연 성역 없는 조사를 할 수 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하며 "여·야 야합은 성역 없는 진상 조사를 포기하고 청와대와 국정원에 면죄부를 주는 합의"라고 규정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단식농성 26일째인 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 가족 농성장 앞에 노란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있다.(사진=황진환 기자)
국민대책위는 세월호 특별법 재논의를 촉구하고 정치권에 항의를 표시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일단 이날부터 광화문 국민 농성을 확대하고, 정치권의 '특별법 야합'에 항의하는 각계각층의 기자회견과 토론회 등을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오는 9일 오후 7시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고, 광복절인 15일에는 10만 명 이상이 참여하는 범국민대회를 서울광장이나 광화문광장에서 1박 2일 동안 열 계획이다.

11일에는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비상시국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한다.

광화문 광장에서 26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영오(세월호 희생자 김유빈 학생 아버지) 씨는 이날 청와대까지 걸어가 민원실에 항의서한과 함께 '대통령의 눈물은 거짓이었습니까'라고 적힌 피켓을 전달했다.

김 씨는 이날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진상조사위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보장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라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한편 민주화를 위한 전국 교수협의회와 전국교수노조 등으로 구성된 '성역 없는 진상조사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전국교수행동'도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허울뿐인 세월호 특별법 야합을 즉각 파기하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세월호 참극에 책임이 있는 집권 세력이 진상조사위와 특검을 꾸리는 주도권을 갖게 됐다"며 "수사권과 기소권을 가진 범사회적 진상조사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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