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법 '덜컥' 합의...새정치 의원들 "할말이 없다"

일부 의원들 “유족·당내 의견수렴 없어” 불만…초선의원들 “의원직 던져야 하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여·야가 전격 합의한 세월호 특별법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도 실망과 당황하는 빛이 역력하다.


의원들은 당이 비상상황인만큼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자제하는 분위기지만, 불만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세월호법이 전격 합의된 다음날인 9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한결같이 “할말이 없다”며 말을 극도로 아꼈다.

한 재선의원은 “이런 내용으로 합의할 거면 진작에 했을 수 있다”면서도 “지도부가 어려운 입장이라 뭐라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박영선 원내대표가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을 맡은지 얼마되지 않아 공식적으로 불만을 목소리를 내기가 부담스럽다는 게 이유였다.

하지만 이번 합의에 대해 당내 분위기는 썩 우호적이지 않은 점은 분명해 보인다. 합의 과정에서 야당의 양보가 너무 많았을 뿐더러 유가족과 당내 의견수렴이 없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한 초선의원은 “세월호법을 시행한다고 하더라도 얼마나 세상이 바뀌겠느냐”며 “하지만 ‘진상규명이 죽은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예의’라는 유가족들의 뜻을 바탕으로 좀더 여당을 설득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새누리당이 7.30재보선에서 승리했다고 유가족들을 너무 외면하고 있다”며 “여야가 합의를 했지만 재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의원도 트위터에 “세월호법 여야 원내대표 합의로 여야, 가족 등 불만이 비등하다”면서 “야당 일부와 가족은 수사·기소권, 특검 추천권 없는 특별법은 허수아비법이라고 한다. 의총을 소집을 해서 논의토록 제안한다”고 말했다.

정동영 상임고문 역시 “세월호 특별법 합의는 잘못됐다”면서 “세월호 유가족의 요구와 동떨어진 여야 합의는 국민공감을 얻을수 없다”며 의총 열자고 했다.

초선들 사이에서는 “다른 일도 아니고 세월호법인데 너무 무력감을 느낀다” "차라리 의원직을 던져야하는 게 아니냐“는 말들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현실적으로 불가피했다는 의견도 없지 않다. 당 관계자는 “유가족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게 맞지만, 재보선 패배, 세월호에 대한 피로감 등 동력이 너무 약해졌다”고 분석했다.

다른 관계자도 “여권에서는 애초 세월호 특별법을 시행할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시간은 상대편일수 밖어 없다”며 “더 시간이 지체되기 전에 합의한 것은 아쉽지만 어쩔수 없는 선택일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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